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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웰빙

[Health Journal] 한국보다 더운 동남아엔 왜 온열환자가 없을까?

정답)몸에 밴 `외출자제` 습관 때문

여름철 폭염 건강관리의 모든것

강한 햇빛에 장시간 노출하면
뇌도 기계처럼 열받아 고장나

일사병·열사병 등 온열질환자
운동장·공원서 가장 많이 발생

기온 32도땐 뇌졸중 위험 66%↑
체중의 5~6% 수분부족땐 `어질`

열대야엔 미지근한 물로 샤워를
쾌적수면 적정온도는 20~25도

기사입력 2019.07.16 04:02:01

[사진 제공 = 게티이미지뱅크]
7월 들어 폭염특보가 확대되는 등 무더위가 본격 시작됐다. 후덥지근한 장마가 가세하면서 당분간 폭염과 열대야가 기승을 부릴 것으로 보인다.

질병관리본부가 전국 508개 응급실을 통해 신고받은 올해 온열질환자는 이달 9일 현재 260명(사망자 0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228명보다 발생 속도가 빠르다. 온열질환자가 가장 많이 발생한 시간은 오후 3시 전후로 장소는 운동장과 공원, 실외작업장, 논밭 등 순이었다.

열로 인한 온열질환은 뜨거운 환경에 오랜 시간 노출되어 발생하기 때문에 두통, 어지러움, 근육경련, 피로감, 의식저하 등 증상을 보이며, 방치할 경우 열탈진(일사병)과 열사병으로 이어져 생명이 위태로울 수 있다.

일사병은 `더위 먹은 병`으로 더운 공기와 직사광선을 오래 받아 우리 몸이 제대로 조절하지 못해 생기는 질환이다. 열사병은 고온다습한 환경에서 폭염이 지속될 경우 몸이 열을 내보내지 못해 발생한다. 열대야는 여름밤 최저기온이 25도 이상인 현상을 일컫는다. 주로 하루 평균 기온이 25도 이상, 하루 최고 기온이 30도 이상인 무더운 여름에 나타나며, 우리나라에서는 대개 장마가 끝난 뒤에 잘 발생한다. 폭염주의보는 하루 최고기온이 33도 이상, 하루 최고열지수 32도 이상이 이틀 이상 지속될 것으로 예상될 때, 폭염경보는 하루 최고기온 35도 이상, 하루 최고열지수 41도 이상이 이틀 이상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면 발령된다. 최고열지수(Heat Index)는 날씨에 따른 인간의 열적 스트레스를 기온과 습도의 함수로 표시한다.

◆ 온열질환·열대야 불면증은 왜 발생하나

일사병(日射病)과 열사병(熱射病), 열대야(熱帶夜)에 의한 불면증은 왜 발생할까.

뇌는 사람들이 잘 인식하지 못하지만 열에 매우 취약하다. 기계가 열을 지나치게 받으면 멈춰 서듯이 몸과 뇌 역시 온도에 까다롭게 반응한다. 뇌는 신경계라는 운하에 1000억개의 신경세포가 떠다니고 있는데, 그 하나 하나를 빠짐없이 모두 사용하고 있다. 이처럼 정교한 뇌는 날씨 및 기온의 영향을 직간접적으로 받는다. 뇌가 열을 받으면 정신 상태가 흐려져 사소한 일에도 금방 흥분하고 화를 낸다.

작업능률이 가장 높은 실내온도는 18~20도, 습도는 40~70%일 때다. 가을철 낮 시간대에 우리의 몸과 뇌가 가장 잘 순환된다는 사실이 이를 잘 설명해주는 대목이다. 뇌는 작업능률을 100으로 봤을 때 24도만 되어도 83%, 30도에는 63%로 떨어지고 40도 이상에서는 작업이 불가능하다.

뇌는 기계처럼 열을 받으면 체온을 조절하는 중추신경이 제대로 작동하지 못해 판단력이 떨어진다. 무더운 뙤약볕에서 어지럼증, 현기증, 두통이 나타나도 시원한 그늘로 옮겨가거나 물을 마셔 체온을 떨어뜨려야겠다는 생각을 하지 못하게 된다. 우리 몸은 체온이 급격히 올라가면 인체 조직이나 효소의 변성을 막기 위해 땀 배출을 통해 체내의 열을 70~80% 발산하게 한다. 그러나 땀 배출(발한 작용)이 원활하지 않을 경우 체온이 41도 이상 올라가면서 의식상실, 경련발작과 같은 중추신경계의 기능장애를 동반한다. 이것이 바로 열사병이다. 일사병은 무더운 날 강한 햇볕에 오랫동안 노출됐을 때 발생하며 두통과 함께 현기증이 나타난다.

무더운 여름에는 잠을 설치는 사람이 많아진다. 사람은 기온이 20도일 때 가장 쾌적하게 잠을 잘 수 있지만 밤에 기온이 높으면 체온이 떨어지지 않아 수면장애를 겪는다. 몸은 체온을 낮추기 위해 피부 바로 아래 혈관을 확장시켜서 피가 밖으로 돌게 하고, 또 혈액순환 속도를 높이기 위해서 심장이 빨리 뛰게 된다. 그 결과 교감신경이 흥분하게 되고 깊은 잠을 자기 힘들어진다. 또한 몸은 어두움과 함께 체온이 떨어져야 밤으로 인지하고 멜라토닌(호르몬)이 분비되는데 밤에도 25도 이상 열대야일 때는 몸이 계속 낮으로 인지해 숙면을 취할 수 없다.

◆ 폭염이 계속되면 질환도 덩달아 악화

36.5도에 맞춰진 우리 몸은 기온이 급격히 바뀌면 각종 질환에 노출될 위험이 증가한다. 세계적인 의학저널 란셋에 따르면 노년층은 기온이 32도일 경우 27~29도보다 뇌졸중 위험이 66%, 심근경색 위험이 22%나 높아진다. 서울대병원 의료진이 2006~2013년 급성 심정지 환자 5만여 명을 분석한 연구에서도 "하루 중 최고기온이 28도일 경우 급성 심정지 발생이 가장 낮았지만 1도씩 올라갈 때마다 급성 심정지 발생이 1.3%씩 증가한다"는 사실이 확인됐다.

우리 뇌의 시상하부에는 체온감지기가 있어서 척추나 근육, 혈관, 피부, 호르몬을 분비하는 여러 샘으로부터 신체의 온도 변화에 대한 정보를 수집하고 조금이라도 체온이 변하면 정상으로 돌려놓기 위해 여러 지시를 한다.

그러나 고령 노인이나 기존 질환자는 자율신경조절 능력이 떨어져 체온 변화를 잘 감지하지 못하거나 감지하더라도 이를 수정할 수 있는 반응체계가 느리다. 결국 폭염이 찾아와도 적절히 대응하지 못하고 고체온증에 쉽게 빠진다. 게다가 심혈관질환, 만성폐질환, 신장질환, 갑상샘질환, 탈수 등을 비롯해 여러 약물 복용은 체온 조절을 방해해 열변화에 훨씬 더 많은 영향을 받게 된다.

여름철 단골 질환은 냉방병이다.

무덥다고 냉방을 과도하게 틀다 보면 실내외 온도 차가 커지게 되는데, 이런 온도 차이에 우리 몸이 제대로 적응하지 못해 생기는 질병이 냉방병이다. 냉방병은 여름 날씨가 불러온 `감기`로 증상도 비슷하다. 냉방병은 어지럼증이나 졸림 증상과 함께 소화불량, 변비, 설사, 복통이 일어난다. 알레르기성 비염과 콧물, 코 막힘, 목 아픔, 눈 충혈 등 증상이 나타나 알레르기 증상과 비슷하다고 느끼기도 한다. 온도 변화에 대한 반응으로 말초혈관이 수축해 얼굴, 손, 발 등이 붓는다.

냉방병은 특별히 치료하지 않아도 더위를 참고 냉방기기 사용을 중단하면 며칠 내에 증상이 호전된다. 에어컨 필터는 자주 청소하고 주기적으로 교체하면 세균 번식을 예방할 수 있다.

◆ 일사·열사병 등 온열질환 어떻게 피할까

우리보다 훨씬 무더운 동남아시아는 온열질환자가 거의 없다. 그 이유는 몸에 밴 `외출 자제` 때문이다. 폭염으로부터 건강을 지키는 지름길은 오전 10시부터 뜨거운 열기가 여전한 오후 5시간까지 야외 활동을 자제하는 것이다. 불가피하게 외출을 했다면 물을 충분히 자주 마셔야 한다. 우리 몸은 수분이 체중의 1%만 부족해도 금방 목이 탄다. 수분이 체중의 5~6% 부족하면 맥박과 호흡이 빨라지고 정신이 혼미해진다. 10%가 부족하면 현기증과 극심한 무력감에 이어 근육 경련이 일어난다. 마지노선인 10%가 넘어가면 열사병에 걸리고 생명을 잃게 된다.

열사병이 느껴지면 즉시 움직임을 멈추고 서늘한 그늘에서 휴식을 취하며 수분 섭취를 충분히 해야 한다. 또한 호흡을 원활히 할 수 있도록 탈의를 하고 몸에 물을 뿌려준다. 이와 함께 구급대에 도움을 요청해 병원 응급실에서 전문적인 열사병 치료를 받아야 한다. 일사병이 의심되면 서늘한 곳으로 이동해 쉬면서 시원한 음료(염분이 포함된 음료)를 마시는 게 좋다. 차가운 물로 샤워를 하거나 목욕을 하는 것도 좋고, 증상이 심하면 병원에서 수액주사로 수분과 염분을 보충하면 도움이 된다.

여름철 숙면을 취하려면 잠자기 4시간 전에는 격한 운동을 피하고 가능한 한 가벼운 운동이나 스트레칭을 하고, 미지근한 물로 샤워를 하여 수면 전 체온을 0.5~1도 정도 떨어뜨리는 것이 좋다. 또한 밤에 카페인이나 교감신경을 흥분시키는 음식물을 피한다.

에어컨은 취침 전에 약 30분에서 1시간 정도 적정 온도를 20~25도로 맞춰 놓는다. 조금 춥다고 느낀다면 25도까지 올려도 괜찮다. 20도 이하로 떨어지면 오히려 냉방병에 걸릴 수 있으니 주의해야 한다. 불빛이 발생해 멜라토닌 호르몬 분비를 방해하는 스마트폰이나 태블릿 등은 보통 잠들기 2시간 전에는 사용하지 않는 것이 좋다.

[이병문 의료전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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