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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웰빙

[Health Journal] 간염이 무섭다면…씻고 끓이고 익혀라

지피지기면 백전백승…A·B·C형 간염 완전정복

A·B형은 예방접종 필수

최근 기승부리는 A형 간염
봄~초여름에 감염 집중
환자 10명중 8명 방치상태
감기증상에 입맛 없을땐 의심

B형 간염, 별다른 증상 없어
만성화되면 간경화·간암 유발

C형 간염, 예방백신 없지만
알약 복용으로 완치 가능

기사입력 2019.05.08 04:02:01
A형 간염이 기승을 부리고 있다. A형 간염 감염환자는 1월 429명, 2월 589명, 3월 1239명에 이어 4월 1609명으로 크게 늘었다. 올해 발생한 환자는 지난달 말 현재 3866명으로 최근 5년 새 감염환자가 가장 많았던 2016년 4679명, 2017년 4419명을 훨씬 웃돌 것으로 예상된다. 2015년에는 1804명, 2018년에는 2436명이 감염됐다.

A형 간염은 4~6월 환자가 1년 전체 환자의 30% 이상을 차지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5~6월 기승을 부릴 것으로 보인다. A형 간염 감염이 봄철과 초여름에 집중되는 이유는 야외 활동과 해외여행이 많아지면서 `바이러스`와 접촉할 기회가 늘어나기 때문이다. A형 간염은 A형 간염 바이러스(HAV)의 감염에 의해 발생한다. 전염력이 매우 높아 여러 사람이 한꺼번에 걸리는 경우가 많아 과거에는 유행성 간염이라고 불렸다.

간염은 우리 몸에서 가장 큰 장기(1200~1600g)인 간(肝)에 바이러스 감염으로 염증에 생긴 것이다. 간염은 바이러스 종류와 감염 경로에 따라 A·B·C·D·E형으로 분류한다. 흔히 우리 주변에서 보는 간염 종류는 A·B·C형이다.

A형과 E형 간염은 주로 오염된 음식 섭취로 감염되고, B형과 C형은 바이러스에 감염된 사람의 체액이나 혈액을 통해 전염된다.

C형은 국내에서 주사기 재사용으로 인한 감염이 사회적인 문제가 됐고, E형은 가열하지 않은 햄과 소시지를 통해 감염되는 경우가 많다.

간염은 시간이 지나면 별다른 합병증 없이 저절로 사라지지만 B·C·D형 간염은 만성으로 진행해 평생 동안 감염을 일으킬 수 있다. B형과 C형 간염은 치료하지 않고 방치할 경우 간경변증 및 간암으로 진행된다. 간암은 70% 이상이 B형 간염과 관련이 있고, 10~15%가 C형 간염과 관련이 있다. B형 혹은 C형 간염 바이러스에 감염되면 간암 발생 위험이 30~300배로 높아지고 현재 간암 환자의 발병 원인 중 80~90%는 간염 바이러스에 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A형과 B형 간염은 예방백신이 있지만 C형 간염은 백신이 없다. 그러나 B형 간염은 백신접종을 하면 예방할 수 있지만 한 번 감염되면 바이러스를 완전히 없애지 못한다. C형은 예방백신이 없지만 약을 복용할 경우 50~80%에서 항원이 없어지고 항체가 생겨 완치가 가능하다.

국내 간염환자는 1990년대 전체 인구의 8~9%에서 최근에는 4%대로 줄었지만 현재 150만~200만명이 간염으로 고생하고 있다. 문제는 간염 환자의 15%만이 치료를 받고 있지만 나머지 85%는 방치돼 있다는 점이다.

◆ A형 간염

A형 간염은 급성간염의 형태로 나타난다. 입을 통해 먹는 먹을거리나 감염된 환자와의 접촉을 통해서 전염된다. 어패류를 날것으로 먹거나 오염된 물을 끓이지 않고 그냥 먹었을 때, 인분에 오염됐을 가능성이 있는 과일을 깨끗한 물에 제대로 씻지 않고 먹는 것도 감염의 원인이다.

A형 간염은 전염력이 매우 높아 밀집된 단체생활을 하는 군대, 고아원, 탁아소 등에서 집단 발병할 수 있다. A형 간염은 위생 상태와 연관성이 높아 주로 개인 위생 관리가 좋지 못한 후진국에서 많이 발생한다. 현재 40·50대 이상은 어릴 때 대부분 감염돼 가볍게 앓고 지나가 90% 이상 항체를 가지고 있다. 하지만 최근 들어 깨끗한 환경에서 자라난 20·30대를 비롯해 어린이와 청소년의 A형 간염 항체 보유율은 10% 이내로 낮다.

A형 간염은 감염된 후 15~50일의 잠복기를 거친 후 증상이 나타난다. 증상은 초기에 발열, 오한, 두통, 근육통, 피로감 등과 같이 감기 증세와 비슷하게 시작해 식욕이 떨어지고 복통, 구역질, 구토, 설사, 황달, 우상복부 통증 등이 나타난다. 그러나 감기몸살과는 달리 콧물과 기침이 없고 아주 심하게 피로감을 느끼게 되며 더 지나면 소변색이 짙어진다. 대부분 저절로 회복되지만 약 0.1%에서는 전격성 간염으로 진행해 간 이식이 필요하거나 사망에 이를 수도 있다.

A형 간염은 예방이 중요하다. 주로 사람의 입을 거쳐 감염되므로 식사 전이나 음식을 조리하기 전, 화장실 이용 후, 외출 후에는 손을 깨끗하게 씻고 날것이나 상한 음식을 먹지 않도록 주의한다. 찌개 등 음식을 먹을 때는 개별 그릇에 덜어 먹어야 한다. 특히 지하수나 약수 같은 물은 반드시 끓여 마셔야 한다. 일반적으로 A형 간염 바이러스는 85도 이상 가열하면 죽는다. 가장 확실한 예방법은 A형 간염 백신을 접종하는 것이다. A형 간염에 대한 항체가 없다면 예방주사를 맞아야 한다. 보통 예방백신을 한 번 접종한 후 6~12개월 후 추가 접종을 하면 95% 이상에서 항체가 생겨 예방이 된다.

김승업 세브란스병원 소화기내과 교수는 "감염병은 위생 상태가 좋아지면서 면역력이 떨어지는 취약 연령층에서 생기게 된다"며 "2회 접종이 원칙이지만 1회 접종만으로도 어느 정도 효과를 볼 수 있어 최소 한 번이라도 맞는 게 좋다"고 조언한다.

◆ B형 간염

급성 B형 간염은 어른이 돼 걸렸을 경우 건강에 문제가 없다면 6개월 이내에 회복이 된다. 그러나 감염된 성인의 5~10%, 소아의 30~50%, 유아의 90%는 만성화돼 만성 B형 간염이 된다. 급성 B형 간염은 보통 자연적으로 사라져 약물치료를 하지 않지만 만성 B형 간염은 시간이 지나면서 간의 섬유화, 간경화, 간부전, 간암 등과 같은 심각한 합병증을 유발할 수 있다.

B형 간염은 술잔을 돌리거나 같이 식사를 하는 것으로 감염될 수 있다고 오해하지만 실제로는 모자 간의 수직감염, 혈액이나 체액, 성적 접촉, 주사기와 바늘, 손상된 점막을 통해 감염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만성 B형 간염은 반드시 치료가 필요하지만, 몸살 기운과 피로감 이외에 특별한 증상이 없어 방치하는 사례가 많다. 급성 간염 시기에는 다른 바이러스성 간염과 마찬가지로 복통과 식욕 부진, 황달 등을 동반할 수 있다.

B형 간염은 출생 후에 바로 백신과 면역글로불린 주사를 통해 수직감염을 방지하고 있다. 성인 환자들은 백신을 통해 간염을 예방할 수 있다. 기존의 B형 간염 환자는 이러한 백신접종의 도움을 받을 수 없어 간경병증이나 간암으로 진행하는 것에 대해 막연한 두려움을 가지기 쉽다. 하지만 B형 간염 약제들도 발전해 장기간 약을 먹어도 내성 발생 없이 바이러스를 강력하게 억제할 수 있다.

신현필 강동경희대병원 소화기내과 교수는 "만성 B형 간염은 치료를 통해서 간경변증이나 간암의 진행을 막을 수 있음에도 별다른 증상이 없어 질환이 악화되는 줄도 모르는 경우가 많다"면서 "비록 투약 중이 아니더라도 적절한 검사와 질병의 조기발견을 위한 전문의 진료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 C형 간염

C형 간염 바이러스는 감염되면 혈액으로 침입한 후 주로 간세포에 머문다. 우리 몸은 세포에 감염된 이들 바이러스를 제거하기 위해서 면역반응을 일으키게 된다. 이로 인해 간세포들이 파괴되면서 간에 염증이 생기는 것이 C형 간염이다.

감염자 중 15~40%가 발병 초기에 면역반응을 통해 C형 간염 바이러스를 제거된다. 그러나 60~85%는 바이러스를 제거하는 데 실패해 만성 C형 간염으로 진행된다. C형 간염 바이러스는 우리나라 전체 인구의 약 1%인 60만명이 감염된 것으로 추산된다.

주요 감염 경로는 △제대로 소독이 되지 않은 침, 문신, 피어싱 △1991년 이전 받은 수혈 △여러 사람이 사용한 주사기 △공중 목욕탕 내 비치된 손톱깎이 등이다. 칫솔이나 면도기같이 혈액이 묻을 가능성이 있는 생활용품을 통해서도 전염될 수 있다. 따라서 C형 간염 보균자는 헌혈, 장기기증 등을 하면 안 되며 혈액이 묻을 가능성이 있는 것들을 다른 사람과 함께 사용해도 안 된다.

급성 C형 간염은 복통, 피로감, 황달 등의 증상이 있지만 만성 C형 간염 환자는 특별한 증상 없이 혈액검사 중에 우연히 진단되는 경우가 많다. 신현필 교수는 "B형 간염에 비해 덜 알려진 탓에 공포감도 크고 치료도 어려운 질환으로 알려져 왔다"면서 "하지만 과거 인터페론 기반의 주사 치료제와 달리 최근에 나온 강력한 경구 항바이러스제들은 알약으로 손쉽게 복용하면서 부작용이 훨씬 줄었으며, 무엇보다 새로 나온 C형 간염 치료제들은 완치율이 매우 높아 C형 간염 없는 세상까지 기대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병문 의료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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