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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웰빙

[Health Journal] 이유없이 붓고 아프다면?…만병의 근원 `염증` 의심

암·치매·당뇨병·우울증…
대부분의 질병 단초는 염증

과식이나 운동 부족으로
지방 잘 연소되지 않으면
만성염증 노출 가능성 커

만성염증서 벗어나려면
금연·꾸준한 운동은 기본
단것·튀김음식 삼가고
채소·등푸른 생선 섭취를

기사입력 2019.04.03 04:02:01
사람은 혈관과 함께 늙는다. 혈관의 노화는 염증과 깊은 관련이 있다. 즉 `사람은 염증과 함께 늙는다`는 얘기다.

혈관에는 끊임없이 혈액이 흐르는데, 혈액의 기세가 너무 강하거나(고혈압) 또는 당(糖)이나 콜레스테롤이 너무 넘치면(고혈당, 고콜레스테롤) 혈관의 가장 안쪽에 있는 내피세포가 상처를 입는다. 바로 염증이 생긴다는 뜻이다. 일본 도쿄대 의대 순환기내과 이케타니 도시로 교수(`아프다면 만성염증 때문입니다` 저자·보누스 출간)는 "노화뿐만 아니라 현대인이 잘 걸리는 질환에는 `염증`이라는 공통인자가 숨어 있다"며 "당뇨병, 암, 우울증, 알츠하이머형 치매, 아토피성 피부염, 천식, 비염 등이 모두 염증 때문에 발생한다"고 설명했다.

염증은 우리 몸을 지키고 치유하는 과정의 반응이자 면역시스템이다. 면역시스템이 발동하면 우리 몸에 침투한 해로운 침입자를 제거하려고 애쓴다. 그리고 조직이 손상되면 우리 몸은 손상되기 전으로 회복하려고 하는데, 그 과정에서 생기는 것이 바로 `염증성 반응`이다. 이를 의학적으로 `급성염증`이라고 한다. 급성염증 원인이 완벽하게 해소되지 않았거나 면역계 균형이 무너지고, 또는 나이가 들어서 생긴 염증은 오랫동안 지속될 때 `만성염증`이 된다. 염증은 주로 발열, 부종, 동통, 발적(혈관이 확장되어 피부에 붉은빛이 도는 것) 등 4가지 증상으로 나타난다. 이케타니 교수는 "만성염증은 노화를 촉진하고, 노화는 만성염증의 불씨가 되어 여러 병의 근본 원인이 된다. 평소 이유 없이 몸이 붓고 아프고 피곤한 것도 만성염증 때문"이라고 말했다.

◆ 나는 만성염증에 얼마나 노출돼 있나

염증의 원인은 크게 두 가지로, 외부에서 들어온 이물질과 손상된 몸속 세포다. 우리 몸에는 활성산소를 억제하는 힘, 즉 `항산화력`이 있는데, 염증이나 스트레스, 자외선 등으로 활성산소가 지나치게 많아지거나 고령화로 항산화력이 약해지면 산화가 항산화를 웃돌아 완전히 처리하지 못하고 몸 여기저기에 활성산소에 의한 상처(염증)가 난다. 이를 `산화스트레스`라고 한다. 염증은 산화와 함께 당화(糖化)에 의해서도 발생한다. 당화반응은 포도당(당질)이 단백질과 결합했을 때 단백질이 변성해 최종당화산물(AGEs)이라는 노화물질을 생성한다. 우리 몸안의 염증수치를 나타내는 지표는 건강검진 때 진행하는 혈액검사의 CRP(고민감도 C 반응성 단백시험)다. CRP수치는 급성염증 여부를 판단하는 기준으로 쓰이는데, 미국 FDA(식품의약국)가 동맥경화 지표로 승인했다. CRP수치는 평소 거의 0에 가까운 사람도 가벼운 감기가 걸리면 비정상수치까지 올라간다. 하지만 만성염증은 `불꽃`이 아니기 때문에 그렇게 높지 않고 다소 높음 정도에 머무르게 된다. CRP수치의 기준은 0.3㎎/㎗ 이하면 기준범위, 0.31~0.99㎎/㎗는 요주의, 1.00㎎/㎗ 이상은 비정상이다. 감기나 부상, 치주염이 있어도 CRP수치가 올라가므로 이 검사만으로 판단할 수 없지만 생활습관병을 앓고 있다면 동맥경화에 걸릴 위험을 판단하는 기준이 될 수 있다. 영국 뉴캐슬대와 일본 게이오기주쿠대가 시행한 공동연구에 따르면, 85~99세, 100~104세, 105세 이상의 모든 연령대에서 CRP수치가 높은 사람이 낮은 사람보다 일찍 사망했다.

◆ 장염, 암, 치매, 우울증, 천식, 비염 유발

장에는 체내 면역세포의 약 70%가 모여 있어 당연히 면역기능에 큰 영향을 미친다. 또한 장에는 100조~1000조개에 이르는 장내 세균이 산다. 세균은 `유익균` `유해균`, 어느 쪽도 아닌 `눈치 보는 균` 등이 2대1대7의 비율로 공생한다. 장내 균형이 잘 잡혀 있다는 것은 나쁜 균보다 좋은 균이 많은 상태다. 그러나 장에는 섭취한 음식물이 모이면서 유해물질 독소가 가장 쉽게 쌓여 염증이 잘 생긴다. 장에 음식물이 쌓이면 장내 유해한 균이 소화되지 못한 음식을 분해하면서 유해물질이나 가스독소가 나오는데, 장은 독소를 이물질로 여기고 장벽을 지키려고 공격한다. 즉 염증이 발생하는 것이다. 또한 장 노화나 과식, 수면 부족 등의 흐트러진 생활습관, 스트레스로 염증이 생긴다.

장에 만성염증이 생기면 알레르기나 장염, 대장암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크다. 유해물질이 장벽을 빠져나가 혈관으로 들어가면 간, 심장, 췌장, 신장 등으로 불똥이 튀어 온갖 곳에 중대한 질환을 일으킨다.

만성염증은 암 발생과 진행에 관여한다. 우리 몸은 상처가 난 DNA를 복구하고 이미 생긴 암세포를 퇴치하는 시스템을 갖추고 있어 하루 5000여 개의 암세포가 생겼다가 사라지지만, 암에 걸리지 않는다. 그러나 만성염증이 있으면 DNA의 복제에 실수가 늘어나 암세포가 쉽게 생기고 DNA가 손상되어 유전자변이가 잘 일어난다.

위암은 헬리코박터파일로리균이 위산을 중화하고 위 점막에 상처를 내어 염증을 일으킨다. 이 염증이 길게 지속되면 위암으로 진행된다. 또 C형 또는 B형 간염바이러스에 오랫동안 감염되어 간세포에 염증이 생기고 만성화되면 간경변이나 간암으로 발전하는데, 이런 바이러스 감염에 의한 염증이 간암 발병원인 중 90%를 차지한다.

식도암은 60여 종의 발암물질을 함유하고 있는 담배를 피우거나, 지나친 음주로 아세트알데히드(유해물질)를 몸속에 축적해 식도점막을 자극해 염증을 유발하여 발병한다. 우울증도 만성염증과 관련이 있다. 장기간 스트레스를 받으면 뇌에 만성염증이 일어나 세로토닌(깨어 있을 때 많이 분비되어 머리를 맑게 하고 마음을 차분하게 안정시키는 호르몬)이 감소하고 신경세포도 타격을 입어 우울증이 발생한다. 실제로 우울증 환자는 세로토닌과 노르아드레날린(노르에피네프린·의욕, 집중력, 긴장감을 높이는 호르몬으로 스트레스에 반응할 때 많이 분비됨) 분비가 감소한다.

치매 역시 유력한 원인 용의자로 염증이 주목받고 있다. 뇌의 신경세포가 죽고 뇌가 위축되어 생기는 알츠하이머형 치매는 뇌에 베타아밀로이드가 쌓이면 약한 염증이 생기고, 그 염증이 몇 년씩 지속되어 발병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평소 비스테로이드계 소염진통제(항염증약)를 복용하는 사람이 알츠하이머병에 걸리는 비율이 낮다는 보고도 있다. 피부질환도 염증과 관련성이 있다. 알레르기 체질이거나 방어기능이 떨어지면 피부에 염증이 쉽게 생기고 거기에 스트레스와 가려움증이 더해지면 만성이 되어 아토피성 피부염이 생긴다. 꽃가루 알레르기는 체질 탓에 코와 눈 점막에 생기는 염증이다.

◆ 만성염증은 어떤 사람에게 잘 생기나

만성염증은 누구에게 잘 생길까? 비만이 심할수록 몸속에 만성염증이 쉽게 생긴다. 과식이나 운동 부족으로 지방이 연소되지 않는 생활을 하는 사람일수록 만성염증에 노출된다. 피하지방이 많은 유형보다 내장지방이 많은 유형이 더 위험하다. 지방조직은 보통 염증을 억제하는 아디포사이토카인이 증가하지만, 살찐 사람의 지방조직은 염증을 일으키는 아디포사이토카인이 증가한다. 염증을 일으키는 아디포사이토카인에는 TNF-α나 인터류킨 6, 레지스틴 등이 있으며, 염증을 억제하는 아디포사이토카인에는 아디포넥틴이 있다. 살이 찌면 찔수록 염증 유발물질이 많이, 염증 억제물질이 적게 분비된다. 비만인 사람은 지방조직이 인슐린(혈당치를 낮추는 호르몬) 효과를 떨어뜨려 당뇨병에 쉽게 노출된다.

◆ 만성염증에서 벗어나고 억제하려면?

그렇다면 만성염증을 억제하는 방법은 없을까? 결국 해답은 음식과 운동을 통해 체질을 바꾸는 것이다. 이케타니 교수는 염증 억제에 좋은 방법으로 △등 푸른 생선에 많이 함유되어 있는 EPA(에이코사펜타에노산), DHA(도코사헥사에노산)와 균형 잡힌 아라키돈산(고기나 달걀, 식물 등 육지식품에서 채취하는 기름에 많이 함유) 섭취 △오메가-3 지방산(생선기름, 들기름, 아마씨유, 호두 등에 많이 함유)섭취를 늘리고 오메가-6 지방산(옥수수유, 콩기름, 해바라기씨유 등 튀김이나 샐러드, 차가운 음식에 많이 쓰임) 섭취 줄이기. 오메가-9 지방산(올리브유, 카놀라유, 아보카도 등에 많음)은 염증 문제에 거의 영향을 끼치지 않음 △단것과 튀김을 줄여 병을 만드는 지방산 피하기 △식이섬유가 풍부한 채소, 항산화력이 높은 비타민C(채소·과일에 함유)·비타민E(견과류나 올리브유 등에 많음) 섭취 △꾸준한 운동과 몸도 마음도 산뜻하게 해주는 스트레칭 △금연하고 짜증 내지 않기 등을 조언했다. 이케타니 교수는 생선 조리법으로 굽거나 튀기지 말고, 조림(EPA·DHA가 양념에 녹아듦)이나 포일(생선기름이 흘러나가지 않음)로 싸서 구우면 좋다고 말했다.

[이병문 의료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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