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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웰빙

[Health Journal] 참을 수없는 미세먼지 공습…코로 숨쉬어야 건강 지킨다

봄철 불청객 미세먼지·황사…호흡기질환 예방하려면

하루 1만ℓ 넘는 공기 마셔
폐에 깨끗한 공기 공급해줘야
뇌와 심장에 산소 충분히 전달

머리카락 1/30 크기의 미세먼지
심혈관질환 사망률 69% 높이고
아토피·안구건조증·각막염 유발

호흡기질환자 90% 입으로 숨쉬어
코털·점액이 먼지뿐만 아니라
세균·바이러스까지 막아줘

기사입력 2019.03.13 04:06:01

[사진 제공 = 게티이미지뱅크]
꽃이 피고 새싹이 돋는 봄이 오면 기쁨보다 걱정이 앞선다. 3~4월에 기승을 부리는 미세먼지와 황사 때문이다.

최근 들어 국가적 재난급에 해당하는 미세먼지가 자주 발생해 호흡기와 폐가 혹사당하고 있다. 인간은 살아 있는 동안 숨을 계속 쉬기 때문에 호흡을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지만 호흡과 폐 건강은 만병의 근원이다. 폐는 산소가 풍부한 맑은 공기를 마셔야 뇌와 심장에 깨끗한 산소를 공급한다. 맑고 깨끗한 산소는 혈액과 함께 혈관을 타고 우리 몸 구속구석을 돌며 나쁜 병원균을 죽이고 각종 장기들을 튼튼하게 해준다. 우리가 하루 동안 마시는 공기 양은 무려 1만ℓ가 넘는다. 무게로 치면 약 15㎏이며 호흡 횟수로는 2만번 이상이다.

폐와 호흡기에 치명적인 먼지는 직경 10㎛ 이하를 미세먼지(PM 10), 2.5㎛ 이하를 초미세먼지(PM 2.5), 0.1㎛ 이하를 극미세먼지(PM 0.1)로 분류한다. 미세먼지는 세계보건기구(WHO) 산하 국제암연구소에 의해 1군 발암물질로 지정됐다. 머리카락 크기 20분의 1~30분의 1에 불과한 미세먼지는 숨을 쉴 때 폐 속까지 흡입된다.

◆ 폐는 생명의 시작과 끝…폐를 지켜라

폐는 심장과 더불어 생명의 시작과 끝을 함께한다. 숨을 멈추면 심장, 콩팥, 간 등 장기들도 멈춰 몇 분 안에 죽게 된다. 호흡이 정지되면 혈중에 산소가 유입되지 않아 저산소혈증이 발생하는 데 이어 무산소혈증에 빠지게 된다. 이렇게 되면 뇌기능이 저하되고 심근 기능이 몇 분 만에 마비 또는 소심(심장정지)으로 이어진다. 심장이 정지되면 3~5분 만에 생명을 잃게 된다.

생명을 다하는 순간 폐렴과 함께 다발성 장기부전(多發性臟器不全)이 흔히 찾아오는 이유는 산소를 흡입하고 공급해주는 폐와 심장이 기능을 상실했기 때문이다. 건강한 사람들도 폐질환을 앓게 되는데, 그 이유는 아주 작은 미세입자들 때문이다. 입자가 큰 것은 섬모라는 작은 솔 같은 구조가 쓸어내고 기침, 재채기, 콧물로 몸 밖으로 배출한다.

박테리아나 바이러스처럼 아주 작은 미세입자들은 공기와 함께 폐 안으로 들어와 폐조직을 파괴시키는 염증(폐렴)을 일으키고 여러 가지 폐질환을 유발한다. 폐(허파)는 가슴 안(흉강)을 차지하는 커다란 장기다. 오른쪽 폐는 세개의 엽(葉), 왼쪽 폐는 두 개의 엽을 가지고 있다. 좌우 폐는 가슴막(흉막)이라는 장막근으로 둘러싸여 있다. 크기는 오른쪽 폐가 약 600㎖, 왼쪽 폐는 그보다 약간 작다. 어린아이 폐는 건강하고 오염되지 않아 선명한 붉은색을 띠지만 나이가 많아질수록 노폐물과 먼지, 담배연기 등이 폐 속 기관지 점막에 달라붙으면서 흑갈색으로 변해간다.

폐는 나뭇가지처럼 넷, 여덟, 수백, 수천 개의 작은 기도로 나뉘며 이들 기도를 기관지라고 부른다. 기도 끝 부위에는 폐포라는 작은 공기주머니가 있다. 건강한 폐는 3억~5억개의 폐포로 이뤄져 있다. 각각의 폐포는 폐포가 열려 있도록 숨을 쉬게 도와주는 얇은 액체막이 존재해 산소를 흡수하고 이산화탄소를 배출할 수 있도록 작용한다.

◆ 미세먼지에 의해 발생할 수 있는 질환

우리가 숨을 한번 쉬면 공기 약 500㎖가 입과 코를 통해 몸 안으로 들어간다. 몸으로 들어간 공기는 기관지를 따라 내려가다 두 갈래 길로 나뉘어 두 개의 폐로 접어든다. 일반적으로 흡입된 공기 중 일부는 코안(비강), 기관, 기관지, 세(細)기관지에 남아 있게 된다. 어른은 평균 70%만 허파꽈리(폐포)에 도달하고 나머지 30%는 기도에 남는다.

미세먼지는 심장질환과 호흡기질환의 유병률과 사망률을 증가시킨다. 미국암협회(ACS)에 따르면 미세먼지 노출이 호흡기질환과 심혈관질환 전체 사망률을 각각 28%, 69% 높인다고 보고됐다.

또한 만성기침, 천식, 만성기도질환 발생을 3배 이상, 분진이 증가할 경우 호흡기 사망률을 0.6~2.2% 높인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이 밖에 미세먼지의 작은 입자가 피부 속까지 침투해 접촉성 피부염을 일으켜 아토피, 여드름을 심화시키거나 눈에도 영향을 미쳐 알레르기성 결막염, 각막염을 유발한다.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미세먼지로 인한 질병은 심질환 및 뇌졸중이 58%로 가장 많았으며, 급성 하기도 호흡기감염 및 만성폐쇄성폐질환(각각 18%), 폐암(6%) 등이 그 뒤를 이었다.

◆ 입 아닌 코로 숨 쉬면 각종 질환 예방

미세먼지와 황사가 잦은 시기에는 공기를 어디로 마시느냐에 따라 호흡기질환의 명암이 교차한다. 만성 호흡기질환자들은 코로 호흡한다고 굳게 믿고 있지만 실제는 약 90%가 입으로 숨을 쉬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일본 이마이 가즈아키 미라이클리닉 원장과 오카야마대학병원 소아치과 오카자키 요시히데 교수(`입으로 숨쉬지 마라` 공동저자)는 "입으로 숨을 쉬는 사람들은 감기나 천식, 비염, 알레르기에 노출될 가능성이 높다"며 코 호흡이야말로 건강을 지키는 지름길이라고 강조한 바 있다.

코는 털과 점액이 공기 중의 작은 먼지가 폐로 들어가는 것을 막아주고 비갑개(선반과 같은 코 구조)와 비중격(좌우 코 칸막이)에는 항상 적당한 습기가 머물고 있어 차갑고 건조한 공기가 들어오면 재빨리 습도와 온도를 높인다. 영하 40도의 찬 공기가 길이 10㎝에 불과한 콧속을 통과했을 뿐인데 체온과 비슷한 온도까지 올라가는 이유는 뭘까. 이는 콧속에 수많은 모세혈관이 있어 들이마신 공기를 따뜻하게 데우기 때문에 가능하다.

또한 코는 호흡할 때 미세먼지나 세균, 바이러스, 곰팡이 같은 이물질을 걸러준다. 이에 반해 입 호흡은 이물질에 대한 방어가 제대로 이뤄지지 못해 세균, 바이러스, 곰팡이가 공기를 타고 몸속 깊이 들어갈 가능성이 높다.

코의 구멍에는 코털이 나 있고 그 안쪽에는 먼지를 제거하는 섬모를 가진 점막이 있다. 섬모세포는 브러싱 기능이 있어서 먼지를 순차적으로 콧구멍 바깥쪽으로 밀어낸다. 이것이 건조해 딱딱해지면 코딱지가 된다. 코는 공기를 데우면서 가습기 역할을 하고 먼지나 불순물이 들어오는 것을 막아주는 `천연 마스크`라고 할 수 있다.

◆ 미세먼지·황사 땐 꼭 마스크 착용을

코 호흡을 해도 초미세먼지를 100% 막지는 못한다. 따라서 미세먼지가 심한 날에는 외출하지 않는 것이 상책이지만 굳이 외출해야 한다면 마스크, 보호안경, 모자 등을 착용해 노출을 최소화해야 한다. 마스크는 보건용인 KF80(황사 방지용 마스크), KF94(방역용 마스크) 등급 이상 제품을 사용하는 것이 좋다. 다만 마스크 등급이 높을수록 호흡 시 외부 공기를 필터로 빨아들이는 힘이 커져 호흡곤란을 느낄 수 있으니 자신에게 맞는 마스크를 선택하는 것이 좋다. 마스크 착용은 코, 뺨, 아래턱 쪽으로 오염 물질이 들어오지 않도록 밀착하는 것이 중요하다. 또한 보통 세탁을 하면 모양이 변형되고 기능이 떨어져 세탁 후 재사용을 피해야 한다.

김정아 서울의료원 가정의학과 과장은 "미세먼지 수치가 `나쁨`이면 가급적 외출을 삼가고 부득이하게 외출해야 할 때에는 마스크를 착용해야 한다"면서 "미세먼지 차단 마스크를 착용하면 호흡곤란, 두통 등 부작용이 생길 수 있는데 이런 증상이 나타나면 마스크를 즉각 벗어야 한다. 호흡기 질환이 있는 환자들은 의사와 상담한 후 마스크 착용을 결정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 미세먼지 오래 노출 땐 안구도 치명적

미세먼지는 안구건조증을 악화시켜 각종 눈 질환을 유발한다. 눈꺼풀 끝에 붙은 미세먼지는 마이봄샘(눈의 지방물질을 내보내줘서 눈을 부드럽게 유지해주는 역할)의 기능장애를 일으켜 건조증으로 이어지기 쉽다. 특히 눈 수술을 받은 적이 있거나 콘택트렌즈를 착용하는 사람은 안구건조증이 더욱 심해진다. 또한 미세먼지에 의한 알레르기 반응으로 눈이 가려워 비비게 되면 각막이 손상돼 각막염의 위험성이 높아진다.

안구건조증과 각막염은 눈의 뻑뻑함, 눈부심, 시림과 이물감 등 자극 증상이 나타나며 심할 때는 눈을 뜨기 힘들고 시력을 떨어뜨린다. 각막 두께는 중심부가 약 0.5㎜에 불과하기 때문에 각막 조직이 염증 반응에 의해 녹거나 각막궤양이 악화돼 각막천공이 일어나 실명이 되기도 한다. 따라서 안구건조증이 심하거나 각막염이 의심되면 안과를 방문해 정확한 검사와 빠른 치료를 받는 것이 좋다. 안과에 가면 안구염증이 있든 없든 인공누액이나 소염제를 처방하는 곳이 많지만 전문의들은 인플라마드라이(InflammaDry) 검사를 하라고 조언한다.

인플라마드라이는 검결막(아래 눈꺼풀 안쪽)에서 소량의 눈물 샘플을 채취해 염증 생체 표지자인 단백분해 효소(MMP-9·Matrix Metalloproteinases-9) 농도를 측정해 임신 진단처럼 10분 안에 염증성 안구건조증 여부를 확인할 수 있다. 안구에 염증이 있으면 MMP-9이 올라간다. 이 진단법은 미국, 캐나다, 독일 등 약 30개국에서 사용하고 있다.

정태영 삼성서울병원 안과 교수는 "실제로 염증이 없지만 의심된다고 해서 정확한 진단 없이 소염제나 인공누액을 남용하면 녹내장, 백내장 등 심각한 부작용을 초래할 수 있다"고 말했다. 국내 안구염증 발병률은 최근 몇 년 사이 미세먼지로 인해 미국(40~60%)보다 높은 55~70%로 추산된다.

[이병문 의료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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