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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ealth Journal] 당뇨병보다 무서운 합병증…느린식사로 예방하세요

기사입력 2018.11.28 04:08:01
연말연시를 맞아 건강검진을 받았거나 앞두고 있는 직장인이 많다. 업무가 많고 운동할 시간이 거의 없는 40·50대 상당수가 고혈압 및 당뇨 전 단계 판정을 받는다. 40·50대는 집안의 가장이자 회사의 중견 간부로서 한창 일해야 할 나이이지만 건강에는 `빨간불`이 켜진 것이다.

건강검진표에서 8시간 금식 후 공복혈당이 60~99㎎/㎗이면 정상, 100~125㎎/㎗이면 당뇨병 전 단계, 126㎎/㎗ 이상이면 당뇨병으로 구분한다. 당뇨 전 단계는 1단계(100~110㎎/㎗)와 2단계(111~125㎎/㎗ 이하)로 나뉜다. 안철우 연세대 강남세브란스병원 교수는 "당뇨 2단계는 혈중 혈당이 한계에 달했고 임상적으로 보면 당뇨합병증이 나타나는 시기"라며 "전문의와 상담 후 약물요법, 운동, 식사요법을 통해 당뇨병으로 진행되지 않도록 예방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공복혈당이 126㎎/㎗ 이상으로 당뇨병이 의심되면, 당부하검사(75g의 포도당용액을 마신 뒤 2시간 후 혈당이 200㎎/㎗ 이상)와 당화혈색소 검사(2~4개월간의 평균 혈중 혈당 농도가 6.5% 이상)를 거쳐 당뇨병 진단을 내린다.

당뇨병이 무서운 것은 합병증 때문이다. 특히 치명적인 것은 심근경색, 뇌출혈, 뇌경색 등과 같이 혈관이 파열되는 대혈관장애다. 당뇨병에 걸리면 혈당이 높아지는 현상만으로 동맥경화 진행이 빨라지고 혈관이 터질 위험에 노출된다. 당뇨병 환자는 심근경색, 뇌출혈·뇌경색이 발병할 확률이 2~3배, 암에 걸릴 확률도 3배나 높다. 당뇨병의 대표적인 3대 합병증은 말초신경장애, 망막증, 당뇨병 신증(腎症) 등이다. 말초신경장애는 당뇨병에 걸린 지 약 3년 후부터 발병하기 시작한다. 실명 원인인 망막증은 당뇨병에 걸린 지 약 5년 후부터, 투석이 필요한 당뇨병 신증은 당뇨병이 걸린 지 약 8년 후부터 발병한다. 이 같은 당뇨병에 대한 심각성을 인식하기 위해 11월 14일을 `세계당뇨병의 날`로 지정했다.

대한당뇨병학회 통계에 따르면 2016년 기준 국내 당뇨병 인구는 500만명을 넘어섰으며 30세 이상 성인 7명 중 1명꼴로 당뇨병을 앓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당뇨병 전 단계의 고위험군은 4명 중 1명에 달한다. 다시 말해 30대 이상 성인 3명 중 1명인 약 1000만명이 당뇨병이나 당뇨 전 단계의 고위험군이다. 일반적으로 당뇨 전 단계군은 10년 이내에 질병으로 진행할 확률이 37.0%로 알려져 있다. 흡연자일수록, 연령이 높을수록, 운동이 부족할수록, 총콜레스테롤 수치가 높을수록 10년 이내에 병을 얻을 가능성이 크다.

당뇨병이 발병하면 갈증이 나고 물을 많이 마시고 소변을 자주 보고 살이 빠지는 증상이 나타난다. 다갈(多渴), 다음(多飮), 다뇨(多尿), 체중 감소 현상이 발생하는 것이다. 정상인의 콩팥은 혈당을 재흡수해서 소변으로 배출하지 않는데, 혈당이 180㎎/㎗보다 높아지면 콩팥이 당을 다 재흡수하지 못해 소변으로 포도당이 빠져나간다. 포도당이 빠져나갈 때 많은 양의 물이 함께 나가기 때문에 소변을 많이 보게 되고, 물이 많이 빠져나가면서 탈수가 생겨 물을 많이 마시게 된다. 또 인슐린이 부족하면 혈당이 높아도 에너지 부족 상태로 판단해 에너지 섭취를 더 하도록 신호를 보내 더 먹고 싶어지고 많이 먹게 된다.

당뇨병은 건강검진을 통해 공복혈당 수치를 보고 당뇨병을 조기에 진단할 수 있어 증상이 없는 상태에서도 발견되는 사례가 많다. 당뇨병은 가족력이 있으면 잘 걸린다. 부모 2명중 1명이 당뇨병이면 자녀의 당뇨병 발생률은 25%, 부모 2명 모두 당뇨병일 때 자녀의 당뇨병 발생률은 50%다. 따라서 부모나 형제자매 중에 당뇨병이 있다면 혈당 검사를 해보는 것이 좋다.

정인경 강동경희대병원 내분비대사내과 교수는 "당뇨병 초기에 증상이 없어 모르고 방치하다가 당뇨병 합병증이 진행되고 혈관이 막힌 후에 중풍, 심근경색, 실명, 부종 등으로 병원에 와서 그제야 당뇨병 진단을 받는 사례가 있다"며 "40세가 넘으면 매년 공복에 혈당검사를 해보는 것이 좋고, 당뇨병이 있는 환자는 1년에 한 번씩 합병증이 생겼는지 꼭 검사를 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당뇨병에 걸리지 않으려면 체중조절, 식이조절, 운동 등을 꾸준히 해야 하며 혈당, 혈압, 콜레스테롤 농도 등에도 관심을 갖고 주기적으로 측정해야 한다. 이러한 자기 관리는 당뇨병에 걸린 이후에도 중요하다. 일단 당뇨병에 걸리면 이를 부정하거나 상심하기보다 스스로 당뇨병을 이겨내려 노력하는 것이 어떤 치료 방법이나 약물에 의존하는 것보다 효과적이다.

이은정 강북삼성병원 내분비내과 교수는 "최근 들어 다양한 약제가 개발되고 있어 각 환자에게 맞는 치료 방법을 폭넓게 선택할 수 있으며, 혈당 강하도 비교적 쉬워졌다"면서 "당뇨병은 생활하면서 관리가 가능한 질병이어서 스스로 당뇨병에 대처하는 원칙을 세워 실천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다.

직장인은 외식이 잦고 운동하기가 어려워 올바른 식습관을 갖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 특히 과식과 폭식은 나쁘다.

과식으로 당질을 과잉 섭취하면 인슐린이 아무리 기능을 해도 그 처리를 다 하지 못해 인슐린을 분비하는 췌장의 베타세포가 지치고 쇠약해져 혈당 조절을 하지 못한다. 채소 위주의 느린 식사는 음식이 위나 장에 체류하는 시간이 길어 식후 혈당치가 상승하는 속도를 늦춰 당뇨병 예방에 도움을 준다. 이런 점에서 바쁜 직장인들은 점심식사 때 음식 섭취 순서를 채소→단백질→밥(탄수화물)으로 해 30분 넘게 천천히 식사하는 게 좋다.

안철우 교수는 "점심 메뉴로 밥과 국이 있으면, 국에 있는 채소를 먼저 먹고 그다음 밥을 먹는 것이 혈당을 낮추는 데 도움이 된다"고 말한다.

식사는 아침, 점심, 저녁 등 세 번 하는 것이 이상적이며 식사할 때마다 비슷한 에너지양을 섭취하는 것이 중요하다. 매일 같은 시간에 적정량의 음식을 먹으면 췌장 베타세포의 부담을 줄여주기 때문이다.

식사는 탄수화물, 지방, 단백질, 비타민, 미네랄 등 5대 영양소와 식이섬유를 골고루 균형 있게 섭취하는 것이 좋다. 전문가들이 추천하는 적정 비율은 탄수화물(당질) 50~60%, 지방 20~25%, 단백질은 표준체중 1㎏당 1g 정도가 적당하고 비타민과 미네랄은 채소, 해조류를 골고루 먹어 섭취하는 것이 좋다. 튀김요리는 에너지가 높고 지방분이 많아 자제하고 염분 섭취도 줄여야 한다.

김세화 국제성모병원 내분비내과 교수는 "당뇨합병증 없이 건강한 생활을 유지하려면 혈당·혈압·이상지질혈증 관리, 금주·금연, 규칙적인 운동, 적절한 약물치료 등을 철저히 지켜야 한다"고 말했다.

[이병문 의료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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