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 라이프

  • +M STORY
  • 패션·뷰티
  • 여행·아웃도어
  • 연예·스타
  • 건강·웰빙
  • 재테크·커리어
  • Talk Talk
  • Share Place
  • 이벤트

매물 등록&관리문의:02-2051-3777

현재위치 : Home+M 라이프건강·웰빙

건강·웰빙

[Health Journal] `보톡스 제조강국` 대한민국 넘어야 할 산도 많다

전문가들 "보톡스 상품화땐 전체 염기서열 식약처제출 의무화를"

기사입력 2018.01.31 04:08:02  |  최종수정 2018.01.31 09:16:12
한국 기업이 선점한 `황금알을 낳는 거위` vs 엄격하게 관리해야 할 `고위험 병원체`. 대한민국은 세계적으로 손꼽히는 `보툴리눔 톡신(보톡스) 강국`이다. 우리나라를 제외하면 전 세계적으로 보툴리눔 톡신을 상업화한 곳은 미국 앨러건(제품명 보톡스), 프랑스 입센(비스포트), 중국 란주연구소(BTX-A), 독일 멀츠에스테틱(제오민) 등 4개국 4개사뿐이다. 우리나라는 메디톡스와 휴젤의 2파전 시장에 대웅제약이 가세했다. 여기에 중견 제약사 휴온스가 바이오토피아를 인수한 후 `휴톡스`라는 제품명으로 중동 등에 수출을 개시하며 국내시장 진출을 준비하고 있고 프로톡스, 바이오씨앤디(파마리서치프로덕트에 인수), ATGC, 제테마, 칸젠 등 5개사가 보툴리눔 균주를 확보했다고 공개했다. 아이큐어, 유바이오로직스, 성지건설 등도 보톡스 관련 사업에 진출한다는 보도자료를 냈다. 업계에서는 보톡스 사업 진출을 저울질하는 회사까지 포함하면 30곳이 넘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세계에서 단 4곳만이 상업화에 성공한 분야임에도 불구하고, 유독 우리나라만 30여 개사가 시장에 진출했거나 상업화를 준비 중이라는 것은 어떤 의미일까. 다른 나라에 비해 보툴리눔 균주 관리가 허술하기 때문이라는 주장과 여러 기업들이 진출하면서 글로벌 경쟁력을 갖추는 과정이라는 주장이 맞선다. 단순히 여러 기업들이 진출했다고 해서 정부 규제가 미흡하다고 보기에는 근거가 부족하다는 반론도 나온다. 이에 한국과학기자협회는 공동취재단을 꾸려 `정부의 독소(생물작용제, 고위험 병원균) 관리 실태 점검` 간담회를 17일과 26일 3차에 걸쳐 개최했다. 이 자리에는 강연호 질병관리본부 생물안전평가과 과장, 김선기 산업통상자원부 바이오나노과 과장이 나와 정부 규제 현황을 설명했고, 업계에서 정현호 메디톡스 대표와 박태규 칸젠 대표가 각자의 입장을 표명했다.

과기협이 초청한 9개 업체 중 7개사가 불참했고, 대웅제약과 휴젤 등은 서면답변서를 보내왔다. 보툴리눔 독소 제재의 심사자료 가이드라인을 만들고 심사하는 식품의약품안전처 관계자도 참석하지 않았다. 간담회에서 오간 배경설명과 정부 및 기업 입장, 관리 실태에 대한 전문가들의 조언을 정리했다.

보툴리눔 독소(Toxin)는 보툴리누스균이 생산하는 신경독소의 일종이다. 보툴리누스균은 부패한 음식물이나 토양 등 자연에서 쉽게 얻을 수 있지만, 상업적 생산을 위해서는 균주 확보가 필수다. 균주란 세균 등을 분리해 인공적으로 순수배양한 하나의 세포에서 분열해 만들어진 유전자 구성이 같은 세포집단을 말한다. 균주가 있으면 독소를 무한정 만들 수 있고, 뛰어난 보툴리눔 균주를 확보할수록 생산성도 높아진다. 기업마다 보툴리눔 균주를 확보하고 있으며 각자 고유한 제조방식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업계 관계자는 "균주를 확보하기는 어렵지 않다. 예컨대 영국 균주 보존기관인 NCTC(The National Collection of Type Culture)에 몇백 달러만 내고 신청하면 안전하게 포장된 균주를 두세 달 만에 국제 우편으로 받아볼 수 있다"면서 "다만 우수한 균주는 확보하기가 어렵고, 있어도 상품화할 수 있는 단계까지 생산성을 끌어올리기가 쉽지 않아 세계적으로 진출하는 기업이 적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보톡스가 처음부터 미용성형에 활용된 것은 아니다. 초창기에는 연구목적으로만 활용됐고, 최근 들어 다양한 난치성 질환의 치료제로 개발될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속속 나오고 있다. 보툴리눔 독소는 초극소량을 정제해 사용하는데, 120여 가지의 적응증(질환)에 사용할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이렇듯 미래의학의 대표물질로 각광받고 있지만, 단 1g으로 100만명을 살상할 수 있는 치명적인 독성 물질이기도 하다. 정현호 메디톡스 대표는 26일 과학기자협회 간담회에 참석해 수분 미스트 스프레이를 5초간 뿌린 뒤 "이 용액에 보툴리눔 독소가 들어 있다면, 20평 남짓 되는 이 공간에서 흡입한 분들은 불과 30분 안에 죽게 될 거다. 보툴리눔 독소가 이렇게 무서운 물질"이라며 "수많은 업체들이 보톡스 사업을 한다기에 제대로 관리하기 위한 허심탄회한 논의의 자리가 마련되기를 바랐는데 왜 업체들이 나오지 못했는지 궁금하다"고 운을 뗐다.

보톡스는 최근 몇 년 새 `황금알을 낳는 거위`로 떠올랐다. 메디톡스와 휴젤 등은 몇 년간 40%가 넘는 영업이익률을 올렸고 주가도 상승가도를 달렸다. 뒤늦게 보톡스 진출 계획을 발표한 기업들도 보도자료 하나에 주가가 요동쳤다. 국내시장 1, 2위를 다투는 휴젤이 세계적인 사모펀드 베인캐피털에 인수됐고, 바이오토피아와 바이오씨앤디는 각각 휴온스와 파마리서치프로덕트에 인수되기도 했다. 메디톡스와 대웅제약은 보툴리눔 균주 출처를 놓고 미국과 한국에서 법정공방까지 벌이고 있다. 누구의 주장이 맞는지는 법정에서 가려지겠지만, 이 논쟁은 보툴리눔 균주가 쉽게 유출될 수 있는 것 아니냐는 불안을 촉발시켰다.

정부는 보툴리눔 독소가 잘 관리되고 있으며, 테러 등에 악용될 가능성은 극히 낮다는 입장이다. 독소와 고위험병원균 등은 6개 관련 법에 의해 엄격히 관리되고 있으며, 산업통상자원부, 보건복지부(질병관리본부), 농림축산식품부, 식품의약품안전처 등 4개 정부 부처가 이중삼중으로 규제하고 있다는 것이다. 질병관리본부 내 3개 부처에서 감염병 예방법에 의거한 관리를 맡고, 농림부(가축전염병 예방법), 산자부(생화학무기법, 산업기술보호법, 대외무역법 관련), 식약처(약사법, 의약품 등 안전에 관한 규칙에 의거한 허가관리 업무)가 각각 전문영역을 맡아 관리한다.

보툴리눔은 탄저, 에볼라, 메르스 등과 함께 보건복지부 장관이 지정한 36종 고위험병원체로 관리된다. 국내에서 고위험 병원체를 분리하게 되면 즉시 질병관리본부에 신고하게 되어 있다. 신고를 받으면 국가가 관리번호를 부여하고 잘 보존할 수 있도록 현장을 관리한다. 국감 등으로 국민적 관심을 모은 보툴리눔은 CCTV는 물론 관리대장과 관리 책임자 지정, 보존 현황 등도 1년에 한 번씩 신고하도록 되어 있다고 질병관리본부 관계자는 밝혔다.

산자부는 생물무기만 만드는 것만 엄격히 금지하고 관리할 뿐, 산업적으로 확산되는 현 상황에는 문제가 없다고 보고 있다. 정부 기관에서 제조량과 보존량 등을 확인하고 현장 실사를 나가는 등 엄격히 관리하고 있다지만, 지금처럼 비교적 쉽게 균주를 확보할 수 있는 상황에서는 테러 등에 악용될 소지는 남아있다.

부처 간 소통으로 긴밀하게 협의하고 있다고는 하지만, 지금처럼 관리 경계가 나뉘어 있는 한 행정공백이 생길 수도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미국과 독일은 생물무기가 될 수 있다고 보고 강력하게 규제하고 있고, 일본도 세균병기 등으로 악용될 것을 우려해 원칙적으로 금하고 있다. 도쿄 지하철 사린가스 테러로 유명한 옴진리교 신도들이 테러물질로 사용하기 위해 보툴리눔 독소를 연구하고 있었다는 사실이 보도되기도 했다.

류충민 한국생명공학연구원 책임연구원은 "지금처럼 보톡스 균주 관리가 체계적이지 않은 상황에서 미량의 보톡스 균주를 대량으로 수집할 경우 언제든 테러에 사용될 수 있다"면서 "세계적으로 보톡스 균주를 생산 관리할 수 있는 곳이 4개에 불과한데 한국은 10곳이 넘는 것이 비정상적인 상황인 것만은 확실하다"고 말했다.

정부 부처는 관리감독을 강화하기 위해 다각도로 논의하고 있으며 불시에 현장실사를 나가는 등 안전체계를 강화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공무원들이 24시간 보툴리눔 균주가 테러에 악용되는지 감시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현장 실사를 나가고 연구노트를 검증하는 것도 한계가 있다. 전문가들은 차세대 염기서열분석(NGS)을 활용해 전체 유전체 서열을 분석하고 이를 식약처에 제출하도록 하는 것을 현실적인 대안으로 꼽았다. 보툴리눔 독소를 연구하던 기업이 상품화를 하려면 식약처 관리감독을 받아야 한다. 식약처가 내놓은 `보툴리눔 독소제재의 심사자료 작성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균주의 획득 경위를 밝히는 자료는 물론 진뱅크에 등록된 보툴리눔 균주와 비교할 수 있는 `16s rRNA 서열 비교` 자료 등을 제출하라고 나와 있지만, 현재는 의무가 아닌 권고사항이다.

16s rRNA 서열이란 같은 종인지 확인할 수 있는 특정위치의 염기서열로 약 1500개 염기서열을 본다. 탄저균인지, 보툴리눔 균인지 구별할 수 있으며, 사람에 비유하자면 황인종인지, 흑인종인지 구별하는 정도에 해당한다. 전문가들은 상업화 단계에서 식약처에 신청서를 제출할 때 380만~400만개의 보툴리눔 전체 유전자를 비교할 수 있는 `홀 지놈 시퀀싱`을 의무적으로 제출하도록 할 것을 제안했다. 200만~300만원의 비용이 들지만, 보톡스를 상업화하려는 기업들에 한정하면 큰 부담이 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한 대학교수는 "홀 지놈 시퀀싱이 미생물과 관련한 균주보안·안전관리 문제를 예방하거나 해결할 수 있는 최소한의 지식을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며 "염기서열 정보만 가지고 보톡스를 합성할 만한 기술력은 아직 없기 때문에, 지식재산권 침해라는 주장에는 동의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메디톡스는 대웅제약의 균주가 자신들의 것과 동일하다고 주장하며 결백하다면 홀 지놈 시퀀싱 결과를 공개하라고 압박해 왔다. 미국 앨러건, 프랑스 입센, 독일 멀츠, 중국 란주 등은 모두 전체 염기서열이 공개된 균주를 분양받아 사용하고 있으며 메디톡스도 자사의 홀 지놈 시퀀싱 결과를 공개한 바 있다.

이른바 `빅3` 보톡스 기업은 미국, 중국, 브라질, 이집트 등 해외 진출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이대로라면 K보톡스산업이 `제2의 전성기`를 맞게 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보톡스산업이 글로벌 시장에서 꽃피우기에 앞서, 리스크 관리를 위한 최소한의 안전장치를 마련하자는 것이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 <용어 설명>

▷ 보툴리눔 독소(Toxin) : 보툴리누스균이 생산하는 신경독소의 일종으로 A부터 G까지 표시되는 일곱 가지 면역학적 단백질을 말한다. 각 독소는 보툴리늄균의 특정한 균주에 의해 만들어진다. 균주란 세균 등을 분리해 인공적으로 순수배양한 하나의 세포에서 분열해 만들어진 유전자 구성이 같은 세포집단을 말한다. 보툴리누스균은 부패한 음식물이나 토양 등 자연에서 쉽게 얻을 수 있지만, 상업적 생산을 위해서는 우수한 균주를 확보해야 한다.

[신찬옥 기자 / 원호섭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경제용어사전 프린트 이메일 전송 리스트

talktalk

  • 자취 대학생
  • 사회 초년생
  • 골드미스미스터
  • 신혼 맞벌이부부
  • 돌아온 싱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