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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ealth Journal] 3년만에 찾아온 메르스 공포…증상 의심되면 ☎1339

기사입력 2018.09.17 08:45:06
중동에서 귀국한 남성 A씨(61)가 메르스 확진자로 판명되면서 3년 전 대한민국 사회를 대혼란으로 몰아넣었던 메르스 공포가 다시 엄습하고 있다. 하지만 공포심부터 갖는 건 오히려 사태 악화를 가져올 수 있다. 철저한 예방수칙을 준수하고 자신의 증상이 의심되면 즉각 보건당국에 신고해야 한다. 메르스는 `메르스-코로나 바이러스(MERS-CoV)`에 의해 감염되는 질환으로 정확한 전파 경로는 아직까지 불분명하다. 하지만 △중동지역 낙타와 접촉하거나 △생낙타유를 먹었을 때 △메르스 확진자와 직간접적으로 접촉했을 때 등 주로 3가지 이유에 의해 감염되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 노령자는 중동여행 자제를

메르스는 짧게는 2일, 길게는 2주(14일)간의 잠복기를 거쳐 발병하며 주요 증상으로는 발열을 동반한 기침과 가래, 호흡곤란 등 호흡기 증상뿐 아니라 설사나 구토 등 소화기 증상도 관찰된다. 노령이거나 기저질환이 있는 사람, 면역기능 저하자 등이 메르스에 감염됐을 경우 예후가 더욱 좋지 않고 치사율은 평균 30%에 달한다.

일단 메르스 증상이 의심되면 병원을 곧바로 찾기보다는 질병관리본부 콜센터인 `1339`로 전화해 자신의 증상을 설명한 후 안내를 받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질본 관계자는 "의심증상이 있는 환자가 병원을 찾은 후 확진자로 판명되면 이 과정에서 병원 내 다른 환자에 대한 감염 등 2차 전파가 우려될 수 있기 때문에 성급히 병원을 찾는 건 금물"이라고 강조했다.

메르스는 접촉 전염성이 매우 강하기 때문에 확진자와 밀접하게 접촉한 사람들은 모두 격리 대상이다. 정은경 질본 본부장은 "밀접접촉자는 환자와 2m 이내에 긴밀하게 접촉한 사람이나 같은 공간에서 함께 생활한 사람, 환자의 객담 등 분비물에 접촉한 사람들"이라며 "이들은 해당 지역 보건소에서 자택 내 격리와 함께 증상 모니터링을 받으며 최대 잠복기인 접촉 후 14일까지 집중 관리 대상이 된다"고 설명했다. 김남중 서울대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메르스 환자가 호흡곤란을 일으키거나 혈압이 떨어지는 상황이 연출될 때 중증으로 판단한다"며 "증상 발병 후 1~2주 사이에 병이 진행할 수 있는 만큼 적어도 2주까지는 환자 상태를 면밀히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현재 메르스 발생 국가 정보는 질본 인터넷 홈페이지(cdc.go.kr)에서 확인할 수 있지만 대략 아라비아반도와 그 인근 국가로 요약된다. 바레인, 이라크, 이란, 이스라엘, 요르단, 쿠웨이트, 레바논, 오만, 카타르, 사우디아라비아, 시리아, 아랍에미리트, 예멘 등이다. 이들 나라를 방문한 지 14일 안에 발열과 호흡기 증상이 있으면 메르스 의심환자일 가능성이 있다.

해당 국가 가운데 사우디아라비아 발병률이 가장 높다. 올 들어 9월 13일 현재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총 114명의 메르스 확진자가 나왔고 이 가운데 30명이 사망했다. 아랍에미리트와 오만에서도 1명씩 확진자가 나왔다. A씨가 거쳐간 쿠웨이트는 2016년 8월 이후 메르스 감염자가 나오지 않았지만 이번 사태로 새로운 메르스 오염지역에 추가됐다.

65세 이상 노령이나 어린이, 임산부, 암 투병자 등 면역저하자는 이들 중동 국가 여행을 자제해야 한다. 부득이하게 이들 나라를 찾아야 한다면 메르스 예방 행동수칙을 철저히 따라야 한다. 손 씻기 등 개인 위생수칙을 준수하고 여행 중 농장 방문도 자제하는 게 좋다. 동물, 특히 낙타와는 절대 접촉하지 말고 익히지 않은 낙타 고기나 생낙타유도 섭취해선 안 된다.

진료 목적 외에 아랍 현지 의료기관을 방문하거나 사람이 붐비는 장소에 가는 것도 자제해야 하며 만일 가더라도 마스크를 착용하는 게 좋다. 발열이나 호흡기 증상이 있는 사람과의 접촉을 피하고 본인이 기침이나 재채기를 할 경우에도 손으로 가리기보다는 옷소매로 입과 코를 가려야 한다. 귀국 시 의심 증상이 있으면 비행기에서 내림과 동시에 검역관에게 사실 그대로 고지하는 것도 중요하다.

◆ 5~6년 후 메르스 백신 출시 가능할 전망

인간을 위협하는 바이러스의 공통점은 모두 동물 몸속에 적응해 살다가 종간 장벽을 뛰어넘어 인간에게 전이된다는 사실이다. 바이러스가 인간에게 질병을 일으키려면 표면에 있는 돌기 모양의 `스파이크 단백질`이 인간 수용체와 결합해야 한다.

동물이 갖고 있는 많은 바이러스는 인간 수용체와 모양이 달랐다. 하지만 인간과 동물 간 접촉이 많아지면서 돌연변이가 일어난 바이러스 중 일부가 인간 수용체와 결합하기 시작했고 이후 인간에게도 영향을 미치기 시작했다. 특히 1990년대 이후 신종 바이러스 출현이 눈에 띄게 늘어나고 있다. 전문가들은 1990년대 이후 동물 서식지가 파괴되고 박쥐와 모기 등 바이러스를 보유한 동물이 인간과 자주 접촉하면서 새로운 바이러스가 나타나고 있다고 지적한다. 2016년에는 국내 11개 박쥐 서식지에서 49개의 박쥐 분변을 채취해 분석한 결과 사스 바이러스와 89%, 메르스 바이러스와 77% 유사성을 갖고 있는 바이러스가 발견되기도 했다.

2015년 이후 3년 만에 한국에서 메르스 확진환자가 나왔지만 여전히 치료제나 백신 개발 소식은 들리지 않는다. 일반적으로 백신 개발에는 10여 년의 시간과 조 단위의 비용이 들어가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2012년 메르스가 처음 보고된 뒤 전 세계 여러 대학과 연구기관 등이 백신 개발에 뛰어들었다. 미국국립보건원(NIH)에 따르면 2012년 이후 메르스 백신과 관련된 임상시험은 10여 건이 완료됐거나 현재 진행 중이다. 완료된 임상 대부분은 독성을 평가하는 임상 1상이다. 특히 가장 많은 관심을 받고 있는 백신은 한국의 진원생명과학과 미국 바이오기업 이노비오가 개발하고 있는 `GLS-5300`이다.

2015년 8월 국제학술지 `사이언스 중개의학`에 처음 보고된 이 백신은 첫 동물실험 결과 쥐와 원숭이는 물론 낙타에게서도 100% 면역 효과가 확인됐다. 연구진은 바이러스를 체내에 주입해 항체를 만드는 기존 백신과 달리 필요한 DNA 조각을 잘라 체내에 넣는 DNA 백신 기술을 활용했다. 메르스 바이러스 DNA 중에서 세포에 달라붙는 DNA를 미리 몸에 넣어 항체를 생성시키는 방식이다. 당시 연구진은 개발한 백신을 쥐와 원숭이 등에게 넣고 6주 뒤 메르스 바이러스에 감염시켰지만 미세한 증상조차 나타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연구진은 이번 백신이 낙타를 대상으로 한 실험에서도 효과를 본 것에 주목했다.

기존에 독일과 미국 등에서도 메르스 바이러스 예방 백신 등이 쥐와 원숭이 등을 대상으로 한 동물실험에 성공한 적이 있지만 낙타에게서도 효과를 본 것은 GLS-5300이 처음이다. 이후 75명의 참가자를 대상으로 미국에서 진행된 임상 1상에서 부작용이 나타나지 않았고 임상시험 대상자의 95%에게서 메르스 항체가 생성된 것이 확인됐다.

현재 GLS-5300은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임상 1·2a상 승인을 받았고 서울대병원과 분당서울대병원에서 첫 접종이 이뤄졌다. 임상시험 대상자를 두 군으로 나눠 백신 용량에 대한 안전성과 내약성을 평가한다. 최적 접종 횟수도 평가할 계획이다. 만약 이번에 진행되는 임상 결과가 긍정적이고 향후 긴급한 상황이 발생하게 되면 국가기관에 비축용 응급백신으로 공급이 가능하다. 전문가들은 이르면 5~6년 이내 메르스 백신 출시도 가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송대섭 고려대 약학과 교수는 "2015년 한국에서 메르스 사태가 걷잡을 수 없이 커진 뒤 정부의 많은 투자가 이뤄졌다"며 "현재 국내 많은 연구진도 백신 시제품을 확보하고 임상을 준비하고 있는 만큼 백신 출시도 머지않았다"고 말했다.

[서진우 기자 / 원호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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