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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 빅 모멘텀] 힘든 치료 이겨낸 10살소년 "백혈병 완치메달 자랑할래요"

삼성서울병원 소아암 환아 완치파티 웃음꽃 넘쳐

기사입력 2018.01.03 04:05:02
작년 12월 26일 삼성서울병원 지하 1층 대강당이 박수와 웃음소리, 아이들 떠드는 소리로 가득 찼다. 참석자가 한 명 한 명 입장할 때마다 노란 옷을 입은 자원봉사자들이 메달을 걸어주며 환한 축하인사를 건넸다.

메달의 주인공은 아장아장 걷는 세 살 아이부터 어른 키를 훌쩍 넘는 청소년, 이제 막 성인이 된 이들까지 다양했다. 이 행사는 삼성서울병원 소아암센터와 소아암 부모회인 참사랑회가 매년 주최하는 `소아암 완치 잔치`다. 어른도 견디기 힘든 암과의 싸움에서 이긴 `역전의 용사들`과 힘든 치료 과정을 함께한 가족들을 축하해주기 위해 마련한 자리로, 2017년 20회를 맞았다.

작년 11월 23일 치료 종료(완치) 판정을 받은 성민석 군(10)이 주치의인 구홍회 삼성서울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에게 보내는 크리스마스 편지를 씩씩하게 낭독했다. 민석 군은 일곱 살이던 2014년 8월 백혈병 판정을 받았고 3년 넘는 치료 끝에 완치됐다. 아팠던 아이라고 믿어지지 않을 만큼 밝고 건강한 모습의 민석 군은 "원래 꿈은 로봇과학자였는데 최근에 미식가로 바뀌었다. 가장 맛있는 것은 엄마가 해준 음식"이라며 웃었다. 투병 과정이 힘들지 않았느냐는 질문에는 "병원과 `행복한 집`에서 보낸 시간은 좋은 기억밖에 없다"며 "오늘 병원 밥 메뉴가 뭘까 궁금해하면서 기다리고 옆에 형이랑 놀고 나쁘지 않았다"고 대답했다. "태어나서 초등학교 3학년이 된 지금까지 메달을 받지 못했는데, 오늘 받아서 기분이 좋다"고도 했다. 이 메달은 한국백혈병어린이재단에서 만든 `치료 종결` 기념 금메달이고, 민석 군이 말하는 `행복한 집`은 삼성서울병원에서 소아암 환아들을 위해 마련해준 쉼터(참사랑의 집)다.

암에 따라 다르기는 하지만 일반 백혈병 환아 기준으로 2~3년의 치료 기간에 건강보험 혜택을 받아도 2000만원이 훌쩍 넘는 치료비를 부담해야 한다. 길고 힘겨운 싸움을 시작하는 환자와 보호자에게 숙식 장소와 비용은 큰 걸림돌이었다. 삼성서울병원 소아암센터는 2002년 삼성카드 후원으로 병원 근처에 단독주택을 빌려 `참사랑의 집`을 만들었고 올해로 16년째 운영해오고 있다. 하루 식비도 되지 않는 적은 금액으로 이용할 수 있기 때문에 지방에서 통원 치료를 받는 환자와 보호자에게는 집보다 소중한 곳이다. 지난 15년간 1000가족 이상이 이 쉼터에서 머무르며 위안을 받았고 힘을 얻었다.

민석 군 어머니는 "3년간 경남 산청에서 서울을 오가며 통원 치료를 받는 동안 참사랑의 집이 있어서 얼마나 감사했는지 모른다"면서 "쉼터에서 마음 알아주는 사람들도 만나고, 다음 치료는 무엇인지, 집에 가서 어떻게 해야 하는지도 물어보고, 기쁜 일 슬픈 일 함께할 수 있어서 참 좋았다. 민석이는 요즘도 행복한 집 이모들이 보고 싶다고 한다"고 말했다. 참사랑의 집을 처음 제안하고 애정으로 꾸려온 구 교수는 "통원 치료를 받으려면 하루를 꼬박 다 써야 한다는 걸 잘 아니까, 어떻게든 아이와 부모님들에게 안락한 환경을 만들어줘야겠다고 생각했다"면서 "다행히 많은 분이 도와주셔서 참사랑의 집을 잘 운영할 수 있었다. 도와주신 분들께 참 감사하다"고 말했다.

민석 군과 함께 참사랑의 집에 머물렀던 한성현 군(8)도 이날 완치자 명단에 당당히 이름을 올렸다. 성현 군은 또랑또랑한 목소리로 "저와 친구들의 완치를 기념하는 자리에 와주셔서 감사하다"며 "얼마 전에 학교에 복귀했는데 제가 아주 자랑스러웠다. 병원에 있을 때 많이 힘들었지만, 뭐든지 잘 먹고 운동도 많이 하면 저처럼 완치할 수 있다고 지금 치료받고 있는 친구들에게 이야기해주고 싶다"고 말했다. 다른 아이들에게는 평범한 일상인 학교 생활도 성현 군에게는 큰 기쁨이자 행복이다. 성현 군은 학교 다니는 것이 너무 즐겁다며 열심히 운동하고 공부해서 우주비행사가 되는 것이 꿈이라고 말했다.

아이가 다섯 살이던 2014년 4월 진단을 받고 지난해 6월 28일 종결 통보를 받기까지 대구와 서울을 오갔던 성현 군 어머니는 "삼성서울병원의 첨단시설과 의료진 실력, 전반적인 시스템도 좋지만 구 교수님 등 의료진의 정서적인 지지가 무엇보다 큰 힘이 됐다"며 "성현이가 교수님을 너무 좋아해서 멀리 계시면 뛰어가서 아는 척하고, 교수님도 멀리서 보고 와서 이름 불러주시고 한다. 그런 친밀함 덕분에 아이가 선생님 말씀을 잘 따르고 시키는 거 다 하고 편식도 안 해서 완치가 빨랐던 것 같다"고 설명하며 환하게 웃었다. 성현이는 24시간 마스크를 하고 다니고 하루에 몇 번씩 알아서 새 마스크로 바꾸고 손도 잘 씻는다. 긍정적인 성격 덕분에 좋은 호르몬이 많이 나와서 빨리 나은 거 같다고, 한 번도 건너뛰지 않고 이렇게 착실하게 항암 치료를 받은 친구가 없다고 칭찬도 받았다.

구 교수는 "환자에게 의사가 처방하는 치료나 항암제도 중요하지만, 이기겠다는 본인의 의지가 훨씬 더 중요하다고 말해준다"며 "지금 투병 중인 아이들도 이런 잔치를 보고 `나도 1~2년 안에 끝낼 수 있겠구나` 생각하면서 더 치료를 잘 이겨내고 희망을 가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전임 센터장인 성기웅 소아청소년과 교수(과장)는 "오늘 행사에 봉사하는 친구들은 모두 예전에 치료를 마치고 완치한 아이들이다. 초등교사가 된 친구도 있고 곧 결혼하는 친구도 있다는데, 잘 성장한 모습을 보니 일하는 보람을 느낀다"면서 "다른 병원들도 잘 하고 있지만 의료진 팀워크와 환자, 보호자들이 함께하는 협력 모델은 우리 병원이 가장 잘 돼 있다고 자부한다"고 말했다.

부모들은 참사랑의 집~8층 병원학교~통원진료실로 이어지는 3박자 시스템이 아주 만족스러웠다고 입을 모았다. 아이가 열이 나는 등 돌발 상황에서 보호자들이 잘 대처할 수 있도록 물심양면으로 도와준 전문간호사 조은주 수석에 대한 감사인사도 이어졌다. 삼성서울병원 소아암센터는 `희망 신호등`이라는 치료 노트를 만들어 체온, 피검사 수치, 병상 기록을 쓰도록 하고 환자와 보호자, 의료진이 함께 보며 치료에 참고한다. 조 수석은 "백혈병 어린이들은 치료 도중 감염되면 굉장히 위험할 수 있기 때문에 감염과 예방, 조기 발견 및 즉시 조치가 중요하다"며 "보호자들이 집에서 어떻게 대처할지에 대한 교육에 힘쓰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날 완치 잔치에는 개그맨 정준하 씨도 참석했다. 행사 후 아이들이 사진을 찍기 위해 몰려들자 그는 한 명 한 명 정성스럽게 포즈를 취해줬다. 정씨는 2007년부터 10년째 따로 적금을 들어놓았다가 환자 치료비로 기부하고, 바쁜 스케줄을 쪼개 소아암 환아를 위한 행사마다 함께해왔다. 정씨는 "동료 연예인 중에 좋은 일 하는 친구들이 정말 많다"며 인터뷰를 사양했다. 출연 중인 프로그램 `무한도전` 녹화를 위해 급히 나가면서 그는 "우연히 병원에 왔다가 아픈 친구들을 보게 됐는데 계속 마음이 갔다. 아들 로하가 태어난 해부터 시작했는데, 나중에 커서 알게 되면 아빠 잘했다고 좋아할 것 같더라. 여기 왔다가면 이렇게 편지도 받고 아이들 웃는 모습에 행복하고 제가 얻어가는 것이 훨씬 많다"며 웃었다.

행사장에는 2017년 완치자 138명, 2012년 완치자 111명, 2007년 완치자 84명의 명단이 빼곡히 적혀 있었고, 구홍회 교수와 정준하 씨 등 참석자들 가슴에는 희망을 상징하는 파랑새가 달려 있었다. 삼성서울병원 소아청소년과는 치료비가 없어 고통받는 가족들을 위해 `함께 Hi Five`라는 모금 캠페인도 벌이고 있다.

[신찬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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