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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웰빙

[Health Journal] `봄철 불청객` 알레르기의 모든 것

황사까지 덮쳐…3~5월 알레르기 비염 환자 크게 늘어

기사입력 2018.05.16 04:09:01
꽃이 화사하게 피고 새들이 지저귀는 봄이 왔지만 고통스러운 사람들이 있다. 바로 알레르기 비염을 앓고 있는 사람들이다. 쉴 새 없이 흐르는 콧물, 코와 귀의 가려움증, 연달아 나오는 재채기는 다른 사람들의 눈치도 보이고 일의 능률도 떨어뜨린다. 알레르기(allergy)는 그리스어인 allos(다른)와 ergos(반응)에서 유래됐다. "다르게 반응한다"는 뜻이다. 일반 사람에게는 아무런 문제를 일으키지 않는 자극(물질)이 특정한 소인을 가지고 있는 사람에게는 두드러기, 비염, 천식, 간지러움 같은 이상반응을 일으키는 것을 말한다. 알레르기 반응을 유발하는 항원은 알레르겐(allergen)이라고 하는데 전형적인 알레르겐은 꽃가루, 집먼지 진드기, 동물 털, 약물, 음식물, 화학물질 등이 있다.

부모에게 알레르기 질환이 있으면 자식도 알레르기 반응을 일으키는 경우가 많다. 부모 중 한쪽이 알레르기 질환을 가질 때는 40%, 양쪽 다 알레르기 질환을 가질 때는 70% 확률로 자녀에게 알레르기 질환이 나타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같은 유전인자를 가지고 있더라도 우리가 살면서 노출된 외부 환경의 차이에 따라 알레르기 질환 발생이 결정된다.

보통 비염은 집먼지진드기, 꽃가루, 반려동물, 곰팡이 등과 같은 항원(원인물질)에 반응해 나타나는 `알레르기성 비염`과 특정 항원이 아닌 감염, 호르몬, 직업 및 다른 원인으로 발생하는 `비(非)알레르기성 비염`으로 나뉜다. 벚꽃을 시작으로 꽃이 활짝 피게 되면 발작적인 재채기, 맑은 콧물, 코막힘 등의 증상을 동반하는 알레르기 비염이 기승을 부린다. 증상이 심하면 가려움, 두통, 후각 감퇴는 물론 합병증으로 중이염, 부비동염(축농증), 인후두염까지 동반한다. 알레르기 비염 환자 약 20~38%는 천식을 동반하고 알레르기 비염이 있는 환자는 그렇지 않은 환자에 비해 3배나 천식이 많이 발생한다.

국민건강보험공단에 따르면, 알레르기성 비염으로 진료를 받은 환자는 2010년 555만7000명에서 2015년 634만1000명으로 약 14% 증가했다. 알레르기성 비염은 4~5월 각각 56만명, 59만명으로 증가하다가 6월 크게 감소하며, 8~9월 각각 64만명, 63만명으로 또다시 급증한다. 연령별로 보면 12세 이하가 30%로 가장 많았지만, 60대 이상도 13.7%(86만5000명)에 달했다. 비염 증상은 특정 계절에만 나타나는 `계절성(꽃가루) 알레르기 비염`과 일년 내내 증상이 지속되는 `통년성 알레르기 비염`으로 나뉜다.

계절성 비염은 봄(3~5월)과 가을(8~10월)에 악화되며 봄에는 오리나무, 개암나무, 자작나무, 느릅나무, 버드나무, 삼나무 꽃가루가 주요 원인으로 알려져 있다. 봄철 가장 흔한 것이 벚꽃이다 보니 `꽃가루 알레르기` 하면 떠오르는 게 벚꽃이지만, 벚꽃은 알레르기를 유발하는 인자가 아니다. 벚꽃놀이를 갔는데 꽃가루 알레르기 증상이 나타났다면 이는 근처 산에서 날아온 풍매화 가루 때문일 가능성이 높다. 대표적인 풍매화는 자작나무나 오리나무, 밤나무, 참나무 등이다. 봄철 알레르기 비염은 황사와 같은 오염 물질로 인해 1차 공격을 받은 후 꽃가루로 2차 공격을 받으면 증상이 더욱 빠르고 심각하게 나타날 수 있다.

`통년성 알레르기 비염`은 실내에 존재하는 알레르겐, 즉 집먼지진드기, 곰팡이, 반려동물 털 등이 원인인 경우가 많다. 하나이비인후과병원이 1년간 알레르기 비염이 의심되는 초진 내원환자 1158명 중 피부반응검사에서 확진된 841명을 분석해보니 비염 환자의 항원이 집먼지진드기, 강아지 털, 가을철 꽃가루, 봄철 꽃가루, 고양이 털 순으로 나타났다. 반려동물 1000만시대를 맞아 강아지나 고양이가 꽃보다 강력한 항원을 가지고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특히 반려동물은 가족처럼 매일 접촉하기 때문에 꽃과 달리 1년 내내 알레르기 비염(통년성 알레르기)이 지속되는 사람이 늘고 있다. 미국의 경우 개나 고양이에게 알레르기 반응을 보이는 비율이 전체 인구의 약 10%로 추산된다는 점을 감안하면 우리나라도 이와 비슷할 것으로 보인다.

우리가 자주 먹는 일부 음식도 알레르기를 유발한다. 땅콩은 급격히 진행되는 전신적인 알레르기 반응(아나필락시스·anaphylaxis)을 일으킨다. 아나플락시스 증상은 알레르기 물질에 노출된 즉시 혹은 수십 분에서 수시간 이내에 입안 혹은 얼굴이 붓는다. 또 피부가 가렵고 붉게 변하거나 두드러기가 생긴다. 기침, 쌕쌕거림과 함께 삼키거나 말하기가 힘들어지고 호흡이 가쁘고 숨소리가 거칠어지거나 혈압이 떨어져 실신할 수도 있다.

아나필락시스를 일으키는 원인으로는 영유아의 경우 우유와 계란, 그 밖의 연령대는 땅콩이나 잣, 호두 같은 견과류, 새우와 같은 해산물, 과일, 메밀, 콩, 밀, 번데기 등이 흔하다.

미세먼지와 이산화황, 이산화질소, 일산화탄소, 오존 등 대기오염 물질도 알레르기 질환에 영향을 미친다. 삼성서울병원 연구팀에 따르면, 생후 첫 1년 동안 대기 중 일산화탄소가 하루 평균 0.1PPM이 증가할 때마다 향후 알레르기 비염을 진단받을 위험이 1.1배씩 높아졌다.

성장기에 있는 아이에게 알레르기 비염이 있으면 입으로 숨을 쉬게 되어 숙면을 취하지 못해 성장호르몬이 충분히 나오는 데 방해가 될 수 있다. 어른들에게도 수면장애와 부족, 이에 따른 기억력 또는 집중력 저하, 업무, 학습능력 감소가 나타나고, 심하면 우울감과 불안감이 초래될 수 있다. 비염증상이 반복돼 일상생활에 불편함을 주면 정확한 진단과 원인항원 규명을 위해 피부반응 검사 혹은 혈청 특이항원 검사를 시행한다. 치료를 시행하기 전에 환자와 의료진은 충분한 의사소통을 통해 정확하게 문진하고, 코 속 상태와 구조를 확인하는 비(鼻)내시경검사를 반드시 해야 한다. 알레르기에 대한 원인을 파악했다면 질환이 더 이상 진행되지 못하도록 적극 치료하는 것이 중요하다. 알레르기 비염을 치료하는 방법은 회피요법, 약물요법, 면역요법 등 크게 세 가지다. 수술은 코막힘 증상이 다른 치료 방법으로 개선되지 않는 환자로 제한된다. 회피요법은 이상적인 치료법이지만, 현실적인 어려움이 많다. 꽃가루가 날리거나 황사가 심한 날은 외출을 삼가거나 방진마스크를 착용한다. 꽃가루가 유행하는 봄에는 오후 3시까지 창문을 열지 않도록 하며 가급적 외출을 삼가야 한다.

알레르기 비염을 일으키는 주요 실내 원인인 집먼지진드기는 주로 매트리스, 베개, 이불, 카펫, 천소파, 직물류 등에 서식하기 때문에 불필요한 쿠션, 천으로 만든 장난감, 카펫 등을 없애고, 침구류는 2주에 1회 이상 뜨거운 물에 빨아 햇볕에 말리는 등 최대한 원인으로부터 회피하여 노출을 최소화하는 것이 중요하다.

환경 개선과 원인 회피만으로 증상이 호전되지 않으면 약물 치료를 병행하며 항히스타민제와 코에 뿌리는 국소용 스테로이드를 사용할 수 있다. 면역요법은 약물요법이나 회피요법에 반응을 보이지 않고, 검사상에서 해당 항원에 의한 과민반응이 증명되고, 이 항원에 의해 알레르기 비염 증상이 유발될 때 고려할 수 있다.

[이병문 의료전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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