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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웰빙

[Cover Story] 장내미생물 연구로 대박 노리는 두 기업

기사입력 2018.04.04 04:03:02
장내 미생물 생태계를 뜻하는 `마이크로바이옴`은 줄기세포와 함께 제약바이오산업의 빅뱅을 이끌 기대주로 꼽힌다. 2010년부터 급증하고 있는 마이크로바이옴 연구 결과에 따르면 장내 미생물은 우리 몸 전체에 영향을 미치며, 크론병 등 장과 직접적인 관련이 있는 질환은 물론 치매와 파킨슨병 같은 난치성 질환과 우울증 등 정신질환까지 연관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각국 정부도 이 같은 마이크로바이옴의 잠재력을 알아보고 국가적으로 연구를 지원하고 있으며, J&J 등 다국적 제약사들도 앞다퉈 마이크로바이옴 연구에 뛰어들었다. 국내 제약사와 유산균 기업들이 관련 치료제 개발에 나섰고, 이동호 분당서울대병원 교수와 천종식 서울대 교수, 고광표 서울대 교수 등 마이크로바이옴 연구 권위자들이 관련 벤처를 창업하며 활기를 불어넣고 있다. 차별화된 플랫폼 기술을 기반으로 장내 미생물을 연구해 `대박`을 노리는 대표적인 두 기업을 소개한다.

천랩
자신의 장내 미생물 직접 분석 `스마일바이오미` 서비스 선봬

천종식 천랩 대표
"흔히 장수하려면 채식을 주로 하라고 하는데, 이제는 좀 더 과학적으로 식단을 마이크로바이옴에 맞추라는 겁니다. 저는 `MAC를 꼭 챙겨 먹으라`고 하는데요. MAC는 Microbiota Accessible Carbohydrate의 약자로, 우리 자신은 소화를 못하지만 장내 세균은 소화시킬 수 있는 탄수화물을 말합니다. 주로 과거에 식이섬유로 불리는 것들이 여기에 속하는데 최근에 MAC로 장내 미생물을 조절해서 질병을 예방하려는 연구가 선진국을 중심으로 활발하게 진행 중입니다."

천종식 천랩 대표는 `장내 미생물 살리기` 전도사다. 본인의 `장내 미생물 지도`까지 공개해가며 대중 눈높이에 맞춘 강연으로 이 분야가 얼마나 가능성 있고 중요한 분야인지를 설명한다. 천 대표는 "요즘 `100% 항균` 좋아하시는데 우리 몸 미생물이 면역에 끼치는 영향을 생각하면 좀 지저분하게 사는 게 정답"이라며 "마이크로바이옴 세계 챔피언 대회가 있다면 아마존강 유역에서 원시적인 식생활을 하는 수렵 채집인이 금메달을 딸 것"이라고 비유했다. 다양한 마이크로바이옴 관련 질병을 예방하려면 유산균과 MAC를 섭취해 장내 미생물 생태계를 다채롭게 만들라는 것이 그의 주문이다. MAC를 기반으로 식생활 개선하려는 경향이 특히 미국에서는 일반화하고 있다.

"우리 장속 미생물은 종류가 수백 가지라고 하는데요. 많이들 드시는 유산균을 제외한 다른 장내 미생물은 아직 먹을 수 없습니다. 앞으로 연구가 계속되면 장내 미생물을 활용한 신약이 나올 겁니다. 장내 미생물 불균형을 막으면 치료·예방할 수 있는 질병이 무궁무진할 것으로 예상되고, 진단과 디지털 헬스케어로까지 영역이 확장되고 있습니다."

천랩은 마이크로바이옴을 바이오인포매틱스로 연구하고 분석하는 회사다. 작년 12월부터 차세대 마이크로바이옴 바이오인포매틱스 클라우드 플랫폼 `바이오아이플러그(BIOiPLUG TM)`를 서비스하고 있다. 미생물 군집 분석(Microbiome Taxonomic Profiling·MTP)은 연구자가 자신의 데이터를 업로드하면 자동 분석 시스템을 통해 길게는 수십 분 이내에 전 세계 어디서나 분석 결과를 받아볼 수 있다. 특히 다양한 비교 분석 알고리즘을 통한 분석 기능 등을 포함하고 있어 연구소, 기업, 병원 등에서 확장된 연구에도 활용할 수 있도록 개발된 바이오인포매틱스 솔루션이라고 회사 측은 밝혔다.

천랩 연구원이 바이오아이플러그 플랫폼을 이용하여 마이크로바이옴 데이터를 분석하고 있다. [사진 제공 = 천랩]
이달 중 자신의 장내 미생물을 과학적으로 쉽게 알아볼 수 있는 `스마일바이오미` 사이트를 선보인다. `생활 습관 개선을 통한 장내 미생물숲의 변화 관찰`이라는 주제로 시민 스스로가 주체가 돼 연구하는 한국인 시민과학프로젝트는 4월 중 먼저 시작할 예정으로 만 19세 이상 성인이라면 누구나 스마일바이오미 웹사이트를 통해 신청 가능하며, 참여 및 분석 비용은 모두 무료다. 채변 키트만 보내면 간편하게 검사할 수 있고 식단과 식습관을 바꿔보는 `마이크로바이옴 향상 프로젝트`에도 참여할 수 있다.

천 대표는 "자신이 곡류 위주의 유형과 육류 위주의 유형 중 어떤 유형인지 알 수 있고, 결과에 따라 식단을 바꾼다든지 유산균을 먹어본다든지 하면서 미생물 환경이 바뀌는 것을 체험할 수 있을 것"이라며 "마이크로바이옴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으면 하는 바람을 담았다"고 설명했다. 올 하반기부터는 의료기관을 방문해 누구나 검사와 상담을 받을 수 있도록 서비스를 출시할 예정이다. 비용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마이크로바이옴을 활용한 신약 개발, 진단, 질병 치료 등이 바이오헬스케어산업의 금맥임은 분명하다. 그러나 분석을 통해 내 장속에 어떤 미생물이 살고 있고 가장 많은 미생물이 무엇인지 알아도 정확히 어떤 기능을 하는지 아직 규명된 것이 없다는 것은 넘어야 할 과제다. 건강한 사람의 장내 미생물 환경이 어떻게 조성돼 있는지 기준이 되는 `표준모델`이 없다는 것도 연구를 어렵게 하는 이유다. 천랩은 자체 데이터베이스를 활용해 장속 미생물 분석하고 "이 미생물은 탄수화물과 유산균 섭취와 관련이 있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한국인의 99%가 이 미생물을 가지고 있습니다"는 식으로 비교 분석 결과를 제공한다. 천 대표는 "다국적 제약사들이 마이크로바이옴 벤처와 손잡고 장내 세균을 이용한 질병 치료제 개발에 적극 나서고 있다"며 "천랩의 바이오인포매틱스 플랫폼을 활용해 한국인 고유의 마이크로바이옴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하고 이를 기반으로 예방의학과 맞춤의학 분야로 확장해 가겠다"고 밝혔다.

제노포커스
안전한 미생물 바실러스 포자로 각종 질환 표적치료·집중 연구

김의중 제노포커스 대표
산업·의약용 효소를 만드는 제노포커스는 최근 `신약개발 도전`을 선언하며 주목 받았다. 2000년 창업 이래 20년 가까이 맞춤효소 기업으로 성장해온 회사가 바이오기업의 꿈인 신약개발에 나섰기 때문이다. 김의중 제노포커스 대표는 "지금까지의 경영 철학 그대로 `우리가 잘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일까`를 고민한 끝에 나온 결론"이라며 "지난 몇 년간 신약개발을 위해 차근차근 준비를 해왔고 이제 때가 됐다고 생각해 공개하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트로이의 목마`를 떠올리시면 됩니다. 환자가 약을 먹어도 우리 몸속에 들어간 뒤 원하는 곳까지 전달하는 것은 쉽지 않거든요. 우리가 개발할 신약은 장까지 살아서 도착한 후 트로이의 목마처럼 포자가 발아되면서 치료 단백질과 물질들이 쏟아져 나와 치료 효과를 높일 수 있을 겁니다."

치료 목표는 염증성 장 질환, 궤양성 대장염, 크론병, 황반변성, 지질 대사질환 등이다. 오랜 기간과 비용이 소요되는 신약 개발이라는 여정을 위해 김 대표는 2단계 개발 전략을 세웠다. 1단계는 장내 미생물 환경인 마이크로바이옴을 분석해 유용한 미생물을 선별해 효과를 규명하고, 제노포커스의 강점인 미생물 디스플레이 기술로 짧은 시간 내에 치료제 후보물질을 발굴하는 방식이다. 2단계는 아예 장속에 `치료제 생산 공장`을 보내는 것이다. 공장에는 치료용 효소와 단백질 발현 시스템, 원하는 물질을 생산하고 분해할 수 있는 효소 발현 시스템 등을 탑재한다.

제노포커스는 장까지 살아서 도달할 공장(운반체)으로 `바실러스 포자`를 선택했다. 김 대표는 트로이의 목마에 비유하며 "바실러스 포자는 지구상에서 가장 안정적인 생명체다. 끓여도 살아남고 위산이나 췌장 효소, 담즙산 등 소화액에 노출돼도 안정적인 구조를 유지한다"고 설명했다. 장에 도착한 바실러스 포자는 열흘에서 한달 간 치료물질과 유용한 물질을 생산하고 질병 유발 물질을 분해하는 등 장내 환경을 개선하고 자연적으로 사멸한다. 몸속에서 오래 지속되면서도 먹을 수 있는 미생물이어서 비교적 안전하다는 장점이 있다. 기존 장 질환 치료제로 면역억제제나 TNF-알파 억제 항체 의약품이 주로 사용됐는데 2차 감염 등 부작용 우려와 재발률이 높다는 점이 단점으로 지적돼 왔다.

이러한 장 전달 기술을 활용해 활성산소를 제거하는 항산화효소(Mn-SOD) 치료제 `GF-101`을 개발 중이다. 활성산소는 다양한 만성질환을 일으키는 `공공의 적`으로 꼽힌다. GF-101은 노인성 황반변성과 고지혈증 동물(쥐) 실험에서 1차 효과를 입증했고 내년 하반기 임상에 들어갈 수 있을 것으로 회사 측은 보고있다. 김 대표는 "항산화 효과를 내는 기작을 활용해 기존 치료제와 다양하게 병용 투여 가능한 제제로 개발할 수 있다"며 "기존 치료제가 주사제인 반면 우리는 먹는 약으로 개발할 예정이어서 환자 편의성도 크게 향샹될 것"이라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제노포커스는 2000년 한국생명공학연구원에서 스핀오프한 기업으로 현재 최고기술경영자(CTO)를 맡고 있는 반재구 박사가 창업했다. 김 대표는 반 박사의 권유로 입사해 18년째 함께 회사를 키우고 있다.

[신찬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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