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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ver Story] K바이오-`바이오벤처 인큐베이터` 서울 홍릉 가보니

병원·연구기관·대학 3박자…바이오스타트업 `혁신 산실`로

기사입력 2017.11.29 04:09:02

서울 홍릉에 있는 서울바이오허브 산업지원동.
`한국판 보스턴 바이오클러스터.`

서울시가 동대문구 홍릉 일대를 한국 바이오산업의 새로운 메카로 키우겠다며 판교, 송도, 대전 바이오클러스터에 과감히 도전장을 내밀었다. 출발은 늦지만 `병원-연구기관-대학` 삼박자를 바탕으로 홍릉을 전 세계 바이오산업의 거점인 보스턴 바이오 클러스터처럼 키운다는 계획이다. 실제로 홍릉은 서울대병원, 고려대 안암병원, 경희의료원 등 탄탄한 병원 인프라와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등 연구기관, 카이스트 경영대학 등 우수 대학의 박사급 인재가 한곳에 모여 있는 거점 단지다. 이 같은 청사진을 실행에 옮기기 위한 전초기지이자 바이오스타트업들의 인큐베이터가 될 `서울바이오허브`가 지난달 30일 홍릉에 문을 열었다.

개관한 지 한 달도 채 되지 않았지만 서울바이오허브는 국내외 바이오 종사자들의 관심과 기대를 한 몸에 받고 있다. 갓 걸음마를 뗀 창업 5년 이하 스타트업을 발굴해 전 성장 과정에 걸쳐 전폭 지원한다는 소식에 전국에 흩어져 있던 바이오 벤처들을 빨아들이고 있다. 서울바이오허브 입주 기업을 선발하는 `바이오스타트업 챌린지`에는 55개 신생 벤처들이 지원서를 냈으며, 10개 기업이 치열한 경쟁을 뚫고 입주 자격을 따냈다.

2만1937만㎡ 규모로 조성되는 서울바이오허브 중심에는 1981년 김수근 건축가가 지은 붉은 벽돌 건물이 자리 잡고 있다. 옛 정취를 고스란히 담고 있는 이 산업지원동 건물은 내부 리모델링을 통해 신약 개발과 IT헬스케어 등 `레드 바이오`에 특화된 혁신의 산실로 탈바꿈했다. 이 건물 2·3층에는 신약 개발 회사, 4·5층에는 의료기기 회사들이 들어와 투자사, 특허·법률 자문기관, 연구기관 등의 지도를 받게 된다. 내년 오픈하는 연구지원동에는 2021년까지 150억원 상당의 공용 연구장비 99종이 진용을 갖출 예정이다. 내년 2월 연구실험동, 8월 지역열린동, 2023년 글로벌협력동이 순차적으로 문을 연다.

세계 최대 글로벌 제약사 존슨앤드존슨(J&J)도 서울시와 대대적으로 손잡고 바이오 스타트업의 마중물이 되기 위해 허브에 입주했다. 한국에서 기술력을 갖춘 유망 바이오기업을 찾아 글로벌 시장으로 끌고 가기 위기 위해 발 벗고 나선 것이다. 건물 3층에 J&J 이노베이션 파트너링 오피스를 두고 서울시 한국보건산업진흥원·한국얀센과 공동으로 `서울 이노베이션 퀵파이어 챌린지` 공모전을 열어 중점적으로 육성할 2개 벤처를 지난 22일 추가로 선발했다. 31개 업체나 지원서를 쏟아내는 등 빅파마의 노하우를 전수받고 초기 기술을 정교화해 이전하려는 업체들의 관심이 뜨겁다. J&J의 발 빠른 움직임에 경쟁 제약사들도 뛰어들고 있다.

김지승 서울바이오허브 연구원은 "다음달 5일 일라이 릴리에서도 혁신 연구소 관계자들이 방한해 `개방형 혁신 신약 개발 프로그램`을 소개할 예정이며 미국 제약사 노바티스 역시 공동 프로그램을 제안하는 등 러브콜을 보내고 있다"고 말했다. 릴리에서는 본사의 사바 후세인 부사장과 한국지사의 폴 헨리 휴버스 대표 등이 직접 참석할 예정이다.

김남욱 서울시 경제진흥본부 바이오산업팀장은 "중견 단계의 바이오기업들이 입성하고 있는 다른 바이오클러스터와 달리 초창기 단계에서부터 인큐베이팅을 시작하고, 박사급 인력부터 병원 인프라 등에 이르는 자원을 활용할 수 있다는 게 가장 큰 경쟁력"이라며 "연구지원동에 있는 범용 기기뿐만 아니라 주변 병원에 있는 장비까지도 사용할 수 있도록 설비목록을 나열한 명부를 제공한다"고 말했다. 인근 병원과 대학과 연계해 영상분석 장비, 실시간 유전자 분석기 같은 고가의 장비를 함께 활용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현재까지는 2개 업체가 가장 먼저 입주했다. 신소재 기반 차세대 X선 기기를 개발·제조하는 `씨에이티빔텍`의 조종길 이사는 "스타트업 입장에서는 투자자들을 직접 대면하는 기회를 많이 만드는 게 중요한데 바이오허브에 입주하니 IR 등 각종 행사가 수시로 열리고 전문가들 시각을 접할 기회에 끊임없이 노출되는 게 장점"이라며 "입주해 있는 유관기관들로부터 특허·법률 관련 자문 등도 언제든 구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어 "향후 입주 기업이 늘어나면 비슷한 단계의 의사결정 고민을 공유할 수 있어 시너지가 날 것으로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씨에이티빔텍은 이미 9월부터 서울바이오허브가 연결시켜준 멘토링 업체들과 1~2주에 한 번씩 미팅을 하면서 맞춤형 `올인원(All-in-One) 컨설팅`을 제공받고 있다. 서울바이오허브는 입주 기업에 부족한 부분을 메워주기 위해 협력기관뿐만 아니라 외부 투자, 컨설팅업체 등을 적극적으로 매칭해주고 6개월간 지도를 받도록 하고 있다. 연구개발(R&D ) 방향이나 임상 등 기술적 조언부터 특허 출원, 투자 유치, 경영 전략, 마케팅 등에 이르기까지 입주 기업마다 기업 교육을 연계해준다. 멘토링 비용도 서울시에서 90% 부담하고, 기업은 10%만 대면 된다.

또 다른 회사는 독자적인 항체·양물 복합체(ADC) 원천기술을 바탕 으로 류머티즘 관절염 치료제 등 신약 개발을 하고 있는 앱티스다. 정상전 앱티스 대표는 "그동안 서울이 풍부한 인프라와 지리적 인접성에 비해 실질적으로 바이오 벤처들이 지원받을 곳이 마땅치 않았는데 서울바이오허브 입주를 계기로 기술 이전과 투자 유치 등에 많은 도움을 받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김윤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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