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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ver Story] "시험관아기 임신성공률 70%…세계최고 여성병원 만들것"

민웅기 강남차병원 원장

기사입력 2017.09.20 04:17:01
"시험관아기 시술 임신 성공률이 70%라는 건 아주 고무적인 결과예요. 수십 년간 연구해온 저도 깜짝 놀랐습니다. 차병원이 늘 `세계 최초, 세계 최고`를 고집해왔기 때문에 의료진과 연구자들이 힘들었겠지만 그런 도전정신 덕분에 또 한 번 세계가 주목할 결실을 맺었다고 봅니다."

민응기 강남차병원 원장은 차병원 여성의학연구소(원장 윤태기)가 시험관아기 시술 임신 성공률을 70%까지 높이는 방법을 개발했다고 소개하며 이렇게 말했다. 시험관아기 시술은 수정란을 외부에서 3~5일 배양한 후 적당한 시기에 이식하는 과정을 거친다. 현재 임신 성공률은 50% 정도인데, 차병원 연구진은 최장 배양일을 하루 늘린 6일까지 배양했을 경우 산모의 나이와 상관없이 획기적으로 임신 가능성이 높아진다는 것을 밝혀냈다.

차병원 여성의학연구소가 작년 이 병원을 방문한 환자 300여 명을 대상으로 6일 배양을 실시한 결과 300명 중 70%에 해당하는 210명이 임신에 성공했다. 특히 산모의 나이가 많고 적음에 상관없이 6일까지 배양된 배아의 경우 임신율이 높아지는 것으로 확인됐다.

고정재 차병원 생식의학연구본부장은 "수정란이 외부 환경에서 오래도록 살아남는다는 것은 그만큼 건강한 배아라는 증거"라며 "그러나 6일 배양은 고도의 숙련된 연구원과 뛰어난 배양 기술이 필요해 세계적인 난임센터에서도 성공하기가 쉽지 않다. 이번 연구로 임신율이 획기적으로 높아지는 것을 확인한 만큼 앞으로 난임 치료에 적극 도입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 연구결과는 다음달 28일 미국 텍사스 샌안토니오에서 열리는 2017 미국생식의학회에서 발표될 예정이다.

다음달부터 난임 치료에 급여가 적용되는 가운데 세계적인 연구 성과까지 이끌어낸 차병원은 난임 부부들에게 더 많은 기회를 열어주기 위한 준비로 분주하다. 민 원장은 "차병원은 난임이라는 개념이 생소했던 30여 년 전부터 연구를 시작해 나팔관 수정, 시험관아기 등 난임 시술의 새로운 장을 개척해왔다"며 "세계 수십 개국에서 난임 부부들이 찾아올 정도로 최고 수준의 임신율과 명성을 얻었지만 여기에 만족하지 않고 세계 최고의 여성 전문병원이 되기 위해 열심히 준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민 원장은 보건복지부 난임부부지원사업 중앙심의위원회 위원, 인공수정전문위원회 위원장을 맡으며 난임 분야 정책 개발에도 적극 참여해온 정책통이다. 그는 저출산 해결을 위해서는 보다 근본적인 대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2006년께 복지부와 난임 지원을 준비하면서 4~5년 안에 이번에 정부가 내놓은 수준의 난임 지원이 되지 않겠느냐고 예상했지요. 그런데 생각 외로 지원자가 적었고, 결국 10년이 더 걸렸습니다. 난임 치료비 지원만으로는 아이를 낳지 않아요. 궁극적으로 국가와 사회가 아이 키우는 부담을 덜어줘야 합니다."

민 원장은 베이비붐 세대의 자녀 출산이 거의 마무리되고 있어 출산율이 다시 올라가기는 어려울 것으로 전망했다. 그러면서도 기존에 지원을 받았던 난임 부부에게도 추가 지원이 되는 등 기회가 열렸기 때문에 당분간 환자는 늘어날 것으로 봤다. 그는 "연간 출생아 40만명이 무너질 위기인데, 난임 부부가 20만명이다. 이들을 연결시킬 특단의 대책이 필요한 시점"이라며 "수가 논의 때 본인부담금을 최소화해서 `난임 치료가 비싸다던데, 시험관아기는 몇 백 만원이 든다던데` 이런 생각 때문에 상담할 엄두조차 내지 못했던 부부들에게 희망을 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민 원장은 난임 치료가 고통스러울 것이라는 선입견에 대해서도 상세히 설명했다. 결과를 기다리는 과정에서 마음이 아픈 것이지 육체적인 고통은 생각하는 것만큼 크지 않다는 것이다.

차병원은 난임 치료뿐 아니라 임신이나 여성 건강과 직결되는 여성암 치료와 난자 보관 프로그램 분야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강남차병원 로봇수술센터는 2015년 6월 로봇수술 장비인 `다빈치Si시스템`을 도입한 후 10개월 만에 200건, 2년도 되지 않은 올 5월 500건을 넘겼다. 자궁근종제거술이 297건으로(59.4%) 가장 많았고, 자궁적출술은 67건으로 13.4%로 나타났다. 전체 환자 10명 중 8~9명(86.6%)이 자궁을 지키고 가임력 보존에 성공했다는 이야기다. 민 원장은 "실제 수술 후 임신을 고려하고 있는 환자들은 난임센터인 여성의학연구소와의 협진을 통해 향후 임신을 위한 각종 치료 계획을 설정하도록 진료를 연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최근 미혼 여성들에게 유행하는 난자 보관과 관련해서는 "아직은 친구들끼리 모였을 때 화제가 되는 정도이고, 실행에 옮길 만큼 붐은 아닌 것 같다"면서 "나이가 들수록 배란난자가 염색체 이상을 보일 확률이 높으므로 학술적으로 봤을 때 아주 유리한 방법"이라고 조언했다.

모바일을 활용한 `스마트 병원`을 목표로 진료와 상담환경 개선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고 민 원장은 설명했다. 차병원은 환자 대기시간을 줄이고 편의성과 만족도를 높이기 위해 알림톡 서비스(진료 및 검사 예약 카톡 알림 서비스), 하이차 앱(예약부터 수납까지 원스톱 진료대기 시스템), 마이트리(모바일 진료영수증 발급 서비스)를 도입했다.

"첫째를 빨리 낳아야 예쁘게 크는 모습을 보면서 둘째 생각도 할 텐데, 늦은 결혼과 출산으로 둘째를 낳을 시간이 없어서 걱정입니다. 너무 안타까워서 다태아를 낳으면 어떨까, 이 참에 배아 이식 개수 제한을 하나씩만 낮춰주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예요. 어떻게든 기회가 있다는 것을 보여주면서 아이 낳을 길을 열어주고 싶습니다."

■ He is …

서울대 의대에서 학사와 석·박사를 취득했으며, 함춘여성클리닉 대표원장, 서울대 의대 산부인과 초빙 교원, 삼성서울병원 외래교수, 동국대 의무부총장 겸 의료원장, 제일병원 병원장 등을 지냈다. 대한산부인과학회 상임이사와 주요 학회 위원으로 활발한 학술활동을 펼쳐왔고 난임 분야 정책 개발에도 적극 참여했다. 2009년 생명윤리 발전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아 보건복지부 장관 표창을, 2015년 `제4회 인구의 날`을 맞아 안전한 임신과 출산, 모자건강 증지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아 홍조근정훈장을 받았다.

[신찬옥 기자 / 사진 = 한주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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