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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웰빙

[암 100과] 뇌종양 진단 받고도 바로 다시 출근한다고?

종류 다양…생존률 단정 어려워
환자 절반은 `착한` 양성 종양
교모세포종은 고약한 편 속해
절개후 종양 들어내는 수술 필요
스마트폰이 유발?…확인 안돼

기사입력 2017.08.09 04:12:03
◆ 癌에 대해 알고 싶은 100가지 과학적 지식 ◆

Q. 최근 미국 공화당의 존 매케인 상원의원이 악성 뇌종양을 진단받고 워싱턴을 떠났다가 병상에 누운 지 일주일 만에 의회로 돌아와 놀라움을 안겨준 바 있습니다. 양성도 아닌 악성 종양인데 수술한 지 얼마 되지도 않아 눈썹 위 혈전 제거 흔적을 그대로 간직한 채 의회 표결에 참여했다는 게 믿기 힘들 정도인데요. 최근에는 수술 후 회복 상태가 매우 좋아 일선으로 복귀한다는 보도도 나오던데, 수술하면 치료가 가능한 종양인지 궁금합니다. 뇌종양 진단을 받으면 사실상 `사망선고`나 다름 없고 시한부 인생을 사는 것으로만 알았는데 얼마나 치료 기술이 발전한 건지, 생존율이 높아진 건지 알려주세요.

A. 뇌종양 진단을 받는다고 해서 `사망선고`라고 지레짐작할 필요는 없습니다. 워낙 종양의 종류가 다양한 데다 `착한` 암인 양성 종양이 전체 뇌종양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기 때문이지요. 양성 종양도 경우에 따라 수술해야 하지만 대부분 생명에 지장을 초래하지 않습니다. 또 수술하면 충분히 완치도 가능합니다.

다만 매케인 상원의원이 진단받은 `교모세포종`은 악성 뇌종양 중에서도 상당히 고약한 편에 속합니다. 수술하고 방사선 치료, 화학 요법까지 수단과 방법을 모두 동원해도 평균 생존기간이 14개월 정도에 불과한 병입니다. 급속히 진행되는 종양의 특성상 예후를 낙관하기만은 어려울 것 같습니다. 수술을 성공적으로 마쳤다면 생존기간이 더 길어질 수도 있겠지만, 수술을 받지 않은 채 그냥 놔두면 3~6개월밖에 살지 못합니다.

앞서 말했듯 뇌종양 종류는 교모세포종 같은 악성부터 양성 종양에 이르기까지 다양합니다. 하나로 일반화해 생존율을 단정 짓기 어려운 이유지요. 우리나라에서는 매년 1만2000명 정도의 환자가 뇌종양 진단을 받습니다. 폐암이나 유방암, 신장암 환자들의 종양이 뇌까지 번진 전이 암을 포함하면 그 숫자는 더 늘어나지요. 가장 흔하게 발견되는 종양은 뇌수막종인데 대부분 양성이기 때문에 크게 걱정하지 않아도 됩니다. 전체 환자 가운데 3분의 1이 넘는 연간 4500명 정도의 환자가 여기에 속합니다. 별 증상조차 없이 모르고 지내다가 정기 건강검진 자기공명영상(MRI) 촬영을 통해 우연히 발견되는 경우가 많지요. 위험한 곳에 깊숙이 자리 잡았거나 종양이 큰 게 아니라면 수술하지 않기도 합니다.

뇌수막종 다음으로 자주 발견되는 종양은 뇌하수체선종입니다. 연간 2000명 정도 환자가 발생하는데, 뇌수막종과 마찬가지로 많은 경우 양성입니다. 교모세포종 등 신경교종은 발생 빈도로 보면 세 번째입니다. 전체 환자의 10분의 1 수준인 1500명이 매년 신경교종 판정을 받지요. 그러나 유독 잘 알려지고 두려움의 대상이 되는 까닭은 앞의 두 종류와 달리 악성이 많고 생존을 좌지우지하는 치명적인 암이기 때문입니다.

뇌종양 수술은 기본적으로 두개골을 열어 종양을 제거하는 개두술로 진행됩니다. 두개골을 절개해 종양을 들어내는 방식이지요. 그러나 뇌하수체와 같이 코를 통해 접근할 수 있는 부위에 발생한 종양의 경우 두개골을 열지 않고 내시경으로 종양을 제거하기도 합니다.

물론 이와 같은 침습적인 수술 외에도 칼을 대지 않는 방사선 수술 등 치료법이 존재합니다. 감마나이프, 사이버나이프 등 첨단 기기를 활용하지요. 비침습적인 치료지만 종양을 근본적으로 제거할 수 없다는 한계가 있습니다. 종양이 더 크지 않도록 조절해 주는 효과가 있는데, 대개의 경우 여러 치료법을 병행하게 됩니다.

아직 뇌종양을 유발하는 분명한 원인은 알려지지 않았습니다. 스마트폰을 자주 사용하면 뇌종양이 생긴다는 이야기도 있지만, 확인되지 않은 가설이지요. 전자파와 뇌 종양의 관련성을 두고 갑론을박이 한창이지만 직접적인 인과관계가 밝혀진 바 없습니다. 또한 다른 암과 마찬가지로 나이가 많아질수록 발병률이 높아지지만 일부 희귀 종양에 따라 소아에게 생기는 경우도 있어 연령대도 다양합니다. 증상 역시 각양각색이지요. 가장 대표적인 초기 증상으로 두통이 있는데 대수롭지 않게 넘기기 쉽습니다. 증상은 대개 종양의 종류보다 종양이 생긴 위치에 따라 달라집니다. 기능적으로 민감한 부위에 자라면 곧바로 증상이 나타나 일찍 발견할 수도 있고, 부위에 따라 끝까지 증상이 없다가 뒤늦게 발견되기도 합니다.

뇌는 언어, 기억, 운동, 호흡 등 인체의 모든 기능을 관할하는 사령탑과 같습니다. 이 때문에 뇌에 생긴 종양은 때때로 환자에게 고통스러운 `선택`의 문제를 안겨주기도 합니다. 악성 종양이 인지 등 신경의 핵심 기능을 좌우하는 중요 부위에 생겼을 때 특히 그렇지요. 신체의 마비나 장애, 기능의 상실을 감수하고 수술할 것인지, 그냥 수술을 포기하고 죽음을 맞이할 것인지 결정해야 할 때도 있습니다. 연령이나 부양 가족의 유무 등 고려해야 할 요소가 많겠지만 어디까지나 본인이 선택의 무게를 짊어져야 합니다.

가벼운 양성 종양이어도 선택이 중요한 것은 마찬가지입니다. 뇌종양을 진단받았을 때는 어김없이 그 종류와 경과에 따라 수술 시기, 수술을 꼭 해야하는지 등을 결정할 필요가 있습니다. 심각한 합병증을 유발할 수 있는 침습적인 수술을 모든 경우에서 강행할 이유는 전혀 없습니다. 악성종양의 경우 적극적인 치료가 필요하지만 양성종양은 무증상이면 경과를 관찰하면서 치료시기를 결정해도 늦지 않기 때문이죠. 치료 방침을 정하는 데 있어 신중히 판단하길 권합니다.

[박철기 서울대병원 신경외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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