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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웰빙

[암 100과] 전립선암, 피검사로 1차확인 가능해요

전립선암은 순한암? 독한암?…환자마다 달라 단정 못해
배뇨장애땐 병원 찾아야…50대 이상은 年1회 검진을

기사입력 2017.05.10 04:09:02
癌에 대해 알고 싶은 100가지 과학적 지식

정창욱 서울대병원 비뇨기과교수
인터넷 검색창에 물어도 답변이 나오지 않는 궁금증, 진료실에서 묻고 싶었지만 삼켜야 했던 질문들, 매경 헬스저널이 대신 물어봐 드립니다. 서울대암병원 의사 선생님들에게 묻고 싶은 질문들을 페이스북이나 이메일, 전화로 알려주세요. 매경과 서울대암병원이 함께 만드는 `암에 대해 알고 싶은 100가지 과학적 지식, 암백과`는 격주 수요일 발행되는 매경 헬스저널에 실립니다.

Q. 60대 중반 남성입니다. 건강검진에서 전립선암이 의심된다는 소견을 받았고, 검사 결과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불안해서 여기저기 찾아보니, 이게 순한 암이라는 이야기도 있고 나쁜 암이라는 말도 있더군요. 평소 약간의 배뇨장애가 있긴 했지만 전혀 자각 증상이 없었는데, 이 나이에 전립선암일지도 모른다고 생각하니 앞이 캄캄합니다. 지금이라도 다른 큰 병원에 가봐야 할까요?

A. 전립선암을 진단받고 병원을 찾는 환자들은 극과 극으로 나뉩니다. 외국 사례를 기준으로 생각해 `순한 암`이라고 만만하게 보는 분들과 초기암이라서 여러 치료 방법들이 있고 완치가 가능한데도 `독한 암`이라며 서둘러 절망하는 경우입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전립선암은 환자마다 암의 양태가 매우 여러 종류로 나타나고 치료 방법도 다양한 암입니다. 막연히 불안해하시기보다 전문의를 적극적으로 만나고 충분히 상의하는 것이 좋습니다. 요즘은 대부분의 환자들이 주요 병원을 몇 곳씩 다니면서 2차 소견(세컨드 오피니언)을 듣고 오시는 경우가 많답니다.

전립선암은 갑상선암에 이어 발병률이 가장 빠르게 증가하고 있는 암입니다. 1990년대까지만 해도 우리 남성암 중 10위에 불과했지만, 지금은 4~5위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한때 70대 이상 고령환자가 많아 `아버지 암`으로 여겨졌지만, 최근 몇 년 새 40~50대 젊은 환자들도 늘어나면서 `형님 암`으로 별칭이 바뀌기도 했지요.

또 하나 주의할 점은 우리 전립선암은 서구보다 암 자체의 캐릭터도 나쁘고 예후도 좋지 않은 경우가 많다는 겁니다. 미국 등에서는 전립선 검진이 매우 흔한데 우리는 그럴 기회가 적어 뒤늦게 발견되는 경우가 많고, 동양인이라는 인종적 특성과도 연관이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이런 상황을 감안하고 봐도 우리 전립선암은 기본적으로 암의 성격이 나쁜 악성암이 많기 때문에 조기발견이 특히 중요합니다.

비뇨기과 전문의들이 국가 건강검진에 전립선암 검사를 포함시켜야 한다고 주장하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생애전환기 검진을 받는 나이인 만 40세에 누구나 전립선암 검진을 받도록 하고, 적어도 이후 50세, 60세 등 10년마다 한 번씩은 검사를 받을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대한비뇨기과학회에서는 50대 이상의 남성은 연 1회 전립선암 검진을 권유하고 있습니다.

간단한 피검사만으로도 1차 스크리닝을 할 수 있습니다. `PSA`라고 하는 전립선특이항원을 찾아내는 방법인데요. 건강검진을 받거나 배뇨장애 등으로 병원을 찾았다가, PSA를 체크해보고 전립선암이라는 것을 발견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물론 PSA 수치가 높다고 해서 모두 다 암은 아닙니다만 조직검사를 해보면 대략 10명 중 약 3명은 전립선암인 것으로 판명됩니다. 이렇게 아무 증상이 없을 때 발견되거나 배뇨 문제가 조금 있을 때 병원을 찾았다가 진단받는 환자들은 아주 운이 좋은 경우입니다.

중장년 남성들은 배뇨장애가 생겨도 바로 병원을 찾기보다는 건강기능식품 등에 의존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는 어디까지나 보조식품이라고 생각하시고 가급적이면 병원을 찾아서 검진하실 것을 권해 드립니다. 앞서 말씀드린 PSA 검사와 직장수지 검사, 경우에 따라 경직장 초음파 검사를 받기도 하는데요. 생각만큼 번거롭거나 시간이 오래 걸리지 않습니다.

예후가 나쁘다는 말에 불안해하실 것 같아 희망적인 연구결과를 말씀드리겠습니다. `적극적 관찰요법`이라는 것이 있습니다.

아주 초기인 경우 수술이나 방사선치료를 하는 대신 주기적으로 관찰하다가 진행되는 것이 보이면 적극적인 치료를 하는 방법인데요. 이 방법을 택하면 암의 진행 상황에 따라 평생 아무 치료를 하지 않고 지낼 수도 있고, 병이 진행되더라도 치료를 늦게 받으니까 합병증이나 불편함에 노출되는 기간을 줄일 수 있습니다.

악성도 높은 암이 많다면서, 어떻게 그냥 지켜보느냐고요? 상대적으로 순한 암이 많은 서구 기준을 따르기에는 위험성이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대한비뇨기종양학회에서 다기관 연구를 진행해보니, 서구 기준을 그대로 적용하면 악성도 높은 환자가 두 배 정도 많이 포함되었습니다. 그래서 학회 차원에서 `한국인 전립선암에 적합한 관찰요법 기준`을 만들었습니다. 우리 나름의 가이드를 가지고 환자를 선별해 적극적 관찰요법을 실시하기 위해서입니다. 이미 대한암학회 공식저널이며 국제학술지인 `캔서 리서치 앤 트리트먼트`에 온라인으로 게재된 상태이고요.

이 기준을 적용해서 관찰요법을 시행하면, 환자들이 정말 치료를 받지 않고도 문제없이 지낼 수 있는지 서울대병원은 우리나라에서 처음으로 임상시험이 진행 중입니다. 지금까지는 특별한 근거 없이 산발적으로 적용했다면, 서울대병원에서 제대로 근거를 만들어 전향적 코호트 연구를 하고 있습니다. 장기적으로 환자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겠지요. 많은 선생님들이 다양한 치료법과 가이드라인을 만들면서 열심히 연구하고 계시니 너무 걱정하지 마시고 주치의와 충분히 상의하세요. 내 암이 어떤 녀석인지 정확하게 파악하고, 꼭 맞는 치료법을 찾아 대응하면 이겨낼 수 있습니다.

[정창욱 서울대병원 비뇨기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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